아돌프 히틀러(1889~1945)가 자신이 그토록 혐오한 유대인과 흑인의 후손일 가능성을 보여주는 DNA 검사결과가 나왔다고 영국언론이 23일 보도했다. 역사학자 마르크 베르미렌 등은 올해 미국과 오스트리아에 흩어져 사는 히틀러의 친척 39명의 DNA 샘플조사에서 히틀러가 유대인과 아프리카인에 생물학적으로 연계된 흔적을 찾아냈다. 이 조사에서 히틀러 친척들은 게르만족인 독일인을 포함해 서유럽인에게는 드문 하플로프그룹 E1b1b(Y-DNA)라는 특정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플로프그룹은 같은 미토콘드리아 DNA 유전자형을 가진 집단을 의미하고, 부계 유전의 특징을 이룬다. 하플로프그룹 E1b1b는 북아프리카인, 지중해 연안 유럽인 등에서 발견되는데, 인구 구성에선 유대인 남성이 다수를 차지한다. 유대인 가운데 독일을 포함한 중동부 유럽 출신을 가리키는 아슈케나지에서 18~20%, 스페인과 북아프리카 지역 유대인인 세파르디의 경우 8~30%가 이 유전자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히틀러가 유대계 피를 받았다면 유명 유대인의 거의 대부분을 배출한 아슈케나지 쪽일 가능성이 더 높다. 그러나 유대사회가 모계중심이고, 비유대인도 이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어 이번 조사가 히틀러를 유대계로 단정할 근거는 못 된다는 지적이다.
히틀러는 생존 당시에도 할아버지가 유대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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