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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오르는 인사청문회/ 이재오 "김문수 도울 생각 있다"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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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오르는 인사청문회/ 이재오 "김문수 도울 생각 있다" 파장

입력
2010.08.2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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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특임장관 후보자가 2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김문수 경기지사가 대권후보로 나가면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답변한 것은 여러모로 부적절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장관 후보자가 자질을 검증 받는 인사 청문회장에서 차기 대권을 언급하고, 나아가 누구를 돕겠다고 얘기하는 것은 '특임장관'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선을 넘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당장"인사청문회장에서 이런 질문을 한 의원이나 답변한 후보자 모두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발언의 적절성 여부를 떠나 발언에 담긴 정치적 함의가 몰고 올 여권 내 파장도 간단치 않아 보인다. 이 후보자의 이날 발언은 당 주류 친이계 일각에서 그려온 차기 대권 시나리오의 일단을 은연중에 드러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후보자가 한나라당 정옥임 의원의 유사한 질문에 답변하는 형식을 빌려 "김 지사뿐 아니라 한나라당에서 누구라도 대선후보가 되면 적극 지지하겠다는 의미"라고 서둘러 해명한 것도 발언이 불러올 파장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정가에 설로만 나돌던 한나라당 친이계의 차기 대권 시나리오는 '이 후보자가 친이계를 단속해 2012년에 친이계 통합 후보를 만들어내고 대선후보 경선에서 박근혜 전 대표와 맞붙어 승리한다'로 요약된다. '박근혜 배제론' 혹은 '포위론'이란 이름으로 정치권에 회자되기도 했던 것이다. 친이계 통합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돼온 인물이 바로 김 지사다. 결국 이 후보자의 이날 발언은 그 설을 수면 위로 드러내게 한 셈이다.

실제로 지난 6ㆍ2 지방선거를 통해 몸값을 올린 김 지사가 이 후보자가 구축한 친이계 당내 조직을 기반으로 해서 대선후보 경선전에 뛰어들 경우 현재 지지도 1위를 달리는 박 전 대표의 호적수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여권 내에 많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 후보자도 독자적으로 대권 경쟁에 뛰어들 수 있겠지만 적정 시점에 경쟁을 포기하고 김 지사를 지지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가 친이계의 킹메이커 역할을 자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당장 친박계쪽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21일 회동 이후 오랜만에 좋은 기류가 형성됐는데, 이 후보자의 발언이 이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친박계 현기환 의원은 "청문회장에서 대선에서 누구를 도와주겠다 말겠다고 하는 것은 공직자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한다"고 비판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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