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정한 규격에 어긋난 매로 학생을 체벌한 교사에 대해 유죄판결이 내려졌다.
광주지법 형사3부(부장 송희호)는 자율학습시간에 떠든 학생을 매로 때려 다치게 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전남 목포시 모 중학교 교사 A(37·여)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폭행죄를 인정해 원심대로 벌금80만원에 선고유예 판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A씨가 학생체벌규정이 허용하는 규격을 넘어선 매를 이용해 중요 부위인 머리를 때린 것은 정당한 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A씨는 2008년 11월 “자율학습시간에 떠든다”며 학생 9명을 불러내 길이 38㎝, 지름 2㎝의 대나무 매로 머리 한 대, 손바닥 두 대를 때린 혐의로 기소됐다. 이 중학교 체벌규정은 길이 60㎝ 이하, 지름 1.5㎝ 이내 표면이 매끄러운 회초리를 이용해 둔부나 손바닥 등에 한 해 다섯 대 이내로 체벌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재판부는 체벌 과정에서 학생 1명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턱 부위에 전치 8주일의 상처를 입은 것에 대해서는 “학생이 체벌 중 쓰러져 턱에 상처를 입긴 했으나 이는 매로 맞은 탓이라기보다는 학생 성격과 또 다른 원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었다”고 판단하고 무죄 판결했다.
검찰은 체벌과 상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며 항소심 판결에 불복, 상고했다.
목포=박경우기자 gw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