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가 안 돼 비어 있는 주택이 전국적으로 6,450만채에 이른다. 이들 주택은 부동산 가격을 왜곡하는 주요 변수이고, 부동산 가격 급등을 조장하는 악의적 투기세력들에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언했다. 리 부총리는 21일 장수(江蘇)성 창저우(常州)에서 열린 국민주거생활개선을 위한 간담회에서 화북ㆍ화동지역 등 11개성에서 온 성 정부관계자들에게 이같이 강조하고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이는 아파트를 한 두 채 정도가 아니라 건물을 통째로 매입한 후 매매자가 나설 때까지 기다렸다가 가격급등 시에 매물을 내놓아 한 몫을 챙기는 부동산 투기세력들에 대한 경고 메시지이다.
중국 전국에서 지난 6개월간 전력소비량이 전혀 없이 방치된 주택은 6,450만 채. 이를 무 거주 주택으로 본다면 이는 3인 가족 기준으로 2억명이 살 수 있는 공간이다. 23일 중화왕(中華網)과 차이쉰왕(財訊網)에 따르면 중국 대ㆍ중 도시의 빈 주택 방치율이 평균 10% 선을 넘어 전국적으로 그 빈 공간 면적만도 30억~40억㎡에 이르고 있다.
난징(南京)일보는 최근 중국 부동산업계 분석평론가인 뉴다오(牛刀)의 실제조사를 인용, 전국 일부 주요도시의 주택 방치율이 최고 40%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사실 '중국의 유태인'이란 별명을 가진 원저우(溫州) 상인들은 6,000억위안대의 자본력을 앞세워 1998년부터'원저우 부동산 투자단'조직을 결성, 상하이(上海) 등 주요도시에서 부동산투자로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있다.
이들은 2001년 8월 상하이에서 3일 동안 5,000만위안의 현금으로 주택 100여채를 매입하는 등 지난 몇 년 사이 부동산 투자에 총 2,000억위안을 쏟아 부으며 중국 부동산가격 폭등의 주요 동인이 됐다. 중국 유명 경제학자인 쉐궈중(謝國忠)은 "주택방치는 부동산 거품을 조장, 내년 중국경제에 충격을 안겨줄 먹구름"이라며 "현재 중국정부의 엄격한 주택매입정책이 다시 완화될 때 이들의 부동산 투기잔고 가치는 수배로 폭등, 내년 부동산이 차지하는 경제규모는 중국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15%에 달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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