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인의 꿈은 대통령이다. 대통령이 아니라 해도 적어도 지금보다는 한 수 위의 자리를 꿈꾼다. 48세의 젊은,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는 그 꿈의 계단을 누구보다 가파르게 밟아왔다. 1998년 36세로 경남도의회 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하여 12년 만에 '일인지하 만인지상'이라는 총리 후보자의 자리에 올랐다.
김 총리 후보자는 지난 12년 동안 거창군수를 지냈고 경남도지사를 두 번 지냈다. 만약 그가 '털어서 먼지가 나지 않는 사람'이라면 국무총리가 될 것이고, 정치에 꿈을 가진 사람들에게 로망으로 남을 것이다. 물론 그의 꿈도 일인지하의 총리 자리쯤으론 끝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를 두고 연일 언론과 야당이 털어대는 의혹의 먼지가 너무 많이 난다. 개인적인 의혹이야 국회 청문회를 통해, 언론의 검증을 통해 밝혀지겠지만 식상한 정치 뉴스의 주인공으로 빠르게 전락하는 것 같아 아쉽다. 그가 3선이 보장된 경남도지사 출마 포기 선언을 하고 난 뒤 지역방송에서 함께 신년대담을 했다.
그는 방송을 통해 3선 포기는 더 나은 자신을 위해 '공부'를 하기 위해서라고 분명하게 밝혔다. 국무총리 자리가 그에게 공부였을까? 불과 몇 달 사이 그의 공부는 끝이 난 것일까? 그가 밝힌 자신의 공부를 위해 총리 자리를 고사했다면? 경륜 없이 자리에만 연연하는, 말 많고 말뿐인 한국 정치 속에서 '논어'를 다시 읽는다.
정일근 시인·경남대 교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