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중국 러시아 등 유라시아에서 발생한 대홍수와 폭염은 폴라 제트(polar jet)로 불리는 한대(寒帶) 제트기류의 이상행태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기상청은 22일 “유라시아를 가로지르는 한대 제트기류가 올 여름 유독 요철형태로 남북간의 진폭이 확대되면서 공기순환을 가로막고 있다”며 “제트기류가 북쪽으로 크게 올라간 곳에서는 폭염이, 남쪽으로 내려간 곳에서는 대홍수가 났다”고 밝혔다. 제트기류는 북반구 중위도 10~11㎞ 높이의 상공에서 동서로 흐르며 공기를 순환시키는 역할을 하는 데 평소에도 남북으로 사이클을 형성하며 흐른다. 하지만 올 여름 유독 남북으로 깊게 요동치면서 동서남북간 공기의 흐름을 막아 유라시아 곳곳에 극단적 기상현상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기상청에서는 1979년 이후 제트기류 진폭이 가장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파키스탄에서는 지난달 말 2주 연속 불어온 북쪽의 찬 공기가 서태평양의 뜨거운 해수면 공기를 만나 1940년 이후 최악의 홍수피해를 냈다. 열흘 뒤에는 중국에서 똑 같은 현상이 발생, 7일 간쑤(甘肅)성 티베트족 자치주 저우취(舟曲)에서 700여명이 숨지고 1,000여명이 실종했다. 반면 제트기류를 타고 중동지역의 고온건조한 바람이 2주 연속 유입된 러시아에서는 7월 기온이 예년에 비해 7.8도나 높아 국토면적의 30%에 가뭄이 드는 등 130년 만에 최악의 폭염을 겪고 있다.
국립기상연구소 조천호 기후연구과장은 “제트기류의 진폭이 깊어진 이유를 정확히 짚어낼 순 없다”면서 “지구온난화로 인해 모든 기상현상이 극단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상청은 태풍발생이 예년보다 적으나 이중 일부가 올 가을 한반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했다. 김태룡 국가태풍센터장은 `태풍발생 현황 및 향후 전망 워크숍(23~24일)' 발표문에서 “북태평양 고기압이 서태평양 남쪽까지 확장함에 따라 대류활동이 억제돼 태풍 발생이 평년보다 적다”며 “9~10월에 태풍 1, 2개가 한반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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