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개발 의혹으로 국제제재 위기에 처한 이란이 22일(현지시각) 최초의 장거리 무인폭격기 ‘카라르(Karar)’를 공개해 주변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란 관영 방송 등은 이 폭격기가 스텔스 미사일 4기 등을 탑재해 육지에 있는 목표물을 파괴할 수 있고, 빠른 속도로 최대 1,000㎞에 이르는 장거리 비행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이틀 전 지대지 미사일 키암 시험발사에 이어, 이날 국방산업의 날에 맞춰 카라르를 발표한 이란은 계속 신무기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란은 1992년 이후 자체적으로 탱크, 미사일, 전투기 등을 만들어왔고 지난해에는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는 무인정찰기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관영 방송은 전했다.
한편 이란의 첫 원자력발전소가 1975년 착공한지 35년만인 21일 가동에 들어간 것을 놓고 국제사회 반응이 제 각각이다. 이스라엘이 용납할 수 없다며 날카롭게 반응한 가운데, 이란은 공격받으면 한계가 없는 대응을 하겠다고 반발했다. 미국은 “핵확산 위험과는 별개”라며 이번 원전 문제로 중동긴장이 고조되지 않기를 기대했다.
다비 할러데이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란의 부셰르 원자로가 민간에 원자력발전을 제공하기 위해 설계됐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으며, (핵무기) 확산의 위험으로 보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부셰르 원자로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기준을 적용받고 있고, 러시아가 연료를 제공하고 사용후 핵연료도 회수한다. 이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도를 저지하기 위해 미국을 포함한 P5+1(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독일)이 지지해온 모델이다.
그러나 이란 최대 적국인 이스라엘의 요시 레비 외무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국제사회는 이란이 중수로 원자로 활동을 중단하도록 압박해야 한다”며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준수해야 할 책임을 무시하는 국가가 핵에너지의 수혜를 누리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NPT에 가입하지 않은 채 핵무기를 개발한 국가라는 점에서 논란이 되는 성명이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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