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막 오른 인사청문회/ 고개 숙인 조현오… 천안함 유족에 공식 사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막 오른 인사청문회/ 고개 숙인 조현오… 천안함 유족에 공식 사과

입력
2010.08.20 09:39
0 0

천안함 침몰 희생자 유가족들이 20일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의 사과를 사실상 받아들였다. 유족 대표 17명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 15층 서경마루 회의실에서 조 후보자와 면담을 가진 후 이 같이 결정했다.

천안함46용사유족협의회 이인옥 대표는 “조 후보자가 고개 숙여 사죄하고, 눈물을 흘리는 등 진솔한 모습을 보였고, 빠른 시일 안에 현충원을 참배해 산화한 장병들에게 사죄하기로 약속했다”면서 “협의회는 이번 사건에 대해 더 이상 언급하지 않기로 공식 입장을 정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짧은 대화로 넘기기에 충분치 않지만 참고 조용히 지내는 것이 진심으로 위로하고 도와주신 국민들께 보답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앞서 조 후보자는 15층 엘리베이터 앞에 나와 유가족들을 맞았다. 조 후보자는 “지난 3월 기동부대 지휘요원 교육 시 사려 깊지 못한 발언으로 유가족에게 심대한 마음의 상처를 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며 머리를 숙였다. 이어 조 후보자는 “문제가 된 표현은 유가족을 비하할 의도가 전혀 아니었다. 발언의 진의가 잘못 전달돼 저도 몹시 당혹스럽고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앞으로 공직자로서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에 더욱 신중을 기하겠다”고 다짐했다.

1시간40분 가량 비공개로 이어진 면담 중 이따금 고성이 터져 나왔다. 한 유가족이 ‘무슨 생각으로 유가족을 동물로 빗대 말했느냐’는 취지로 소리쳤고, 일부 유가족의 흐느끼는 소리도 들렸다. 조 후보자는 일일이 변명을 하지 않고 묵묵히 이야기를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협의회는 조 후보자에 대해 앞으로 공식적 발언을 하지 않기로 했지만 일부 유가족은 법적인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한 유가족은 “찾아와서 사과해도 모자랄 판에 서울경찰청으로 오라고 하는 건 말도 안 돼 면담에 참석하지 않았다”면서 “청문회와 현충원 참배까지 지켜본 후 소송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유족협의회의 이정국 대변인도 “협의회 차원의 입장을 정리한 것이지 개인적으로 발언하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