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숙 대결’은 프로축구의 백미다. 각국 프로 리그는 ‘라이벌전’과 함께 발전해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엘 클라시코’로 불리는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이상 스페인), ‘장미의 전쟁’이라는 별칭이 붙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이상 잉글랜드)의 라이벌전이 대표적이다. K리그에서는 FC 서울과 수원 삼성의 맞대결이 첫 손에 꼽힌다.
21일 오후 7시 진주종합경기장에서 맞붙는 전남 드래곤즈(4승5무7패,승점 17,11위)와 경남 FC(10승4무2패,승점34,1위)의 쏘나타 K리그 2010 18라운드 경기는 양팀이 최근 새롭게 앙숙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박항서 전남 감독은 경남의 산파역을 했다. 2006년 창단 사령탑으로 2007년에는 ‘K리그 막내’를 이끌고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구단과 갈등을 빚은 끝에 2008년 지휘봉을 반납했다. ‘친정’과의 맞대결이 벌어질 때마다 박 감독이 눈에 불을 켤 수 밖에 없는 까닭이다.
경남도 전남에 단단히 진 빚이 있다. 지난달 21일 조광래 감독의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 선임으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경남은 전남에 맹폭을 당했다.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2010 FA컵 16강전에서 전남은 지동원의 해트트릭과 인디오의 2골 등을 묶어 경남을 7-4로 대파했다. 경남으로서는 ‘울고 싶은 판에 뺨을 맞은’격이었다. 게다가 인디오는 지난 시즌까지 경남 유니폼을 입고 활약했었다. 김귀화 감독 대행이 조 감독의 지휘봉을 이어 받은 후 3연승을 달리며 체제를 정비한 경남은 ‘충격적인 대패’를 홈에서 반드시 설욕하겠다는 각오다.
지동원(19ㆍ전남)과 윤빛가람(20ㆍ경남)이 최근 라이벌로 떠오르며 양팀의 맞대결에 쏠리는 시선은 더욱 뜨거워졌다.
지동원과 윤빛가람은 2010 K리그 신인왕을 놓고 불꽃 튀는 경합을 벌이고 있다. 개막전부터 붙박이 스트라이커로 기용되고 있는 지동원은 20경기(이하 컵대회 포함)에 출전해 7골 3도움을 기록하며 신인왕 꿈을 부풀리고 있다. 18경기에서 6골 4도움을 기록한 윤빛가람은 최근 3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하는 등 불 같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동원과 윤빛가람의 맞대결은 올 들어 네 번째. 1차전에서는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2차전에서는 윤빛가람이 결승골을 터트리며 웃었다. 3차전에서는 지동원이 해트트릭의 기염을 토했다. 올 시즌 마지막이 될 수 있는 맞대결에서 희비가 어떻게 갈릴지 주목된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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