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분명 기독교인이며, 매일 기도하고 있다.”
19일 빌 버튼 백악관 부대변인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슬람 신자라는 소문에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최근 미국인 5명 중 1명이 오바마 대통령을 무슬림으로 잘못 알고 있다는 여론 조사결과가 나오는 등 논란이 확산되는 걸 막기 위해서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의 조사 결과 “오바마 대통령이 무슬림이라고 생각한다”고 한 응답자가 18%에 달했다. 3월 조사 때보다 7%나 증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뉴욕 맨해튼 9·11테러 현장인 ‘그라운드 제로’ 근처에 이슬람 사원을 건설하는 게 종교의 자유라며 13일 찬성의견을 밝힌 이후에 실시된 타임지의 조사에서는 “무슬림”이란 응답이 24%로 상승했다.
언론들도 '오바마는 자신의 신앙을 입증해야 하나','왜 미국인 20%는 오바마가 무슬림이라고 생각하나'같은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인터넷은 더 뜨겁다. 오바마 저격수로 불리는 보수논객 러시 림보는 최근 '이맘 오바마'라는 노골적인 표현까지 서슴지 않는다. 종교의 자유를 위해 신대륙을 찾은 건국조상들의 정신을 계승해 헌법에 정치와 종교의 엄격한 분리원칙을 새겨 넣은 것을 고려하면 현재 미국의 정치상황은 건국이념이 심각히 도전 받고 있는 형국이다.
공화당이 대선기간 오바마를 친 이슬람으로 선전했고,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2006년 케냐 방문 때 이슬람 터번을 두른 오바마 사진을 놓고 공세를 편 터라 악의적 소문이 점점 확신으로 변하는 양상이다. '후세인'이라는 오바마의 미들네임 등도 이 같은 소문확산에 원인이 됐다고 퓨리서치 측은 분석했다.
전날 이슬람 사원 찬성의견을 밝힌 데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힌 오바마 대통령은 19일 미 동북부 부유층 휴양지인 마서스비니어드섬으로 열흘간의 여름 휴가길에 올랐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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