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불국사 대웅전 불상 뒤에 있는 후불벽에서 18세기 조선시대에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관음보살도 2점이 새로 발견됐다.
문화재청은 성보문화재연구원(원장 범하 스님)과 사찰건축물 벽화 조사사업으로 불국사를 조사하던 중 적외선 촬영을 통해 대웅전 후불벽에서 후대에 덧칠한 호분(胡粉ㆍ석회가루)에 가려져 있던 관음보살도를 새로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조사 결과 이 벽화는 관음보살 셋을 나란히 그린 삼존관음도로, 중앙의 벽화는 완전히 지워졌으며 양쪽에만 그림이 남아 있다. 오른쪽은 흰옷을 입고 주전자를 든 관음보살을 그린 백의관음보살도(白衣觀音菩薩圖)이며, 왼쪽은 물고기를 담은 바구니를 든 관음보살을 묘사한 어람관음보살도(魚籃觀音菩薩圖)이다. 크기는 각각 세로 4.3m, 가로 1.8m 안팎이다.
불국사 대웅전은 1765년에 중창돼 2년 후인 1767년 4~6월에 단청을 했으며, 1769년에 영조의 딸 화완옹주가 대대적인 불사를 했는데 이 무렵에 이 관음보살도가 그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성보문화재연구원 허상호 연구원은 “국내 관음보살도는 대부분 앉아 있는 좌상인데 이 관음보살도는 서있는 입상(立像)이라는 것이 특징”이라며 “특히 물고기 바구니를 든 어람관음보살도는 양산 신흥사 벽화(17세기)가 있기는 하지만, 18세기 벽화로는 유일하다”고 밝혔다. 이번 불국사 벽화 조사 결과는 올해 말 발간 예정인 보고서 ‘한국의 사찰벽화(경북 남부편)’에 수록될 예정이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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