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천하던 비룡이 흔들리고 있다. SK가 부동의 선두를 지켜온 프로야구 판도가 소용돌이치고 있다.
SK는 19일 인천 롯데전에서 3-6으로 지며 주초 3연전을 전부 내주면서 5연패에 빠졌다. SK가 싹쓸이패를 당하기는 5월25~27일 대구 삼성전 이후 처음이며, 5연패는 올시즌 처음이다. 상대가 이번 3연전 전까지 2승10패로 SK에 절대 열세였던 롯데라 더욱 충격적이다.
2위 삼성이 두산에 지면서 SK는 2위와 3경기차를 그대로 유지했지만, 3위 두산에까지 4.5경기차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역대 한 시즌 최다승인 91승(2000년 현대)을 뛰어넘을 기세였던 SK는 이제 선두 수성도 장담 못하는 처지에 내몰렸다.
67승39패의 SK는 시즌 종료까지 27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김성근 감독은 패배 후 "할 말이 없다"며 무거운 발걸음을 돌렸다.
SK가 탄식하는 사이 4위 롯데는 만세를 불렀다. 1차전서 김수완(9이닝 무실점), 2차전서 송승준(6이닝 3실점)을 앞세워 연승을 달린 롯데는 3차전에서도 역시 라이언 사도스키의 6과3분의2이닝 3실점 호투(9승)에 힘입어 싹쓸이에 성공했다. 롯데가 SK를 상대로 '스윕'을 달성하기는 2008년 5월23~25일(인천) 이후 2년3개월 만이다.
타선에서는 4, 5번 이대호, 카림 가르시아가 선봉에 섰다. 전날 4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고개를 떨어뜨린 이대호는 0-1로 뒤진 3회초 2사 만루에서 2타점짜리 중전 적시타로 역전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4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한 이대호는 홍성흔(113타점)을 제치고 114타점으로 타점 1위로 올라섰다. 이로써 이대호는 타율(0.360), 홈런(39개), 타점 1위를 독식하며 4년 만의 타격 3관왕을 향해 잰걸음을 놓았다. 이어 2사 1ㆍ2루에서 나온 가르시아는 정우람을 두들겨 우중월 쐐기 3점 홈런(25호)을 뿜었다.
또 홍성흔의 부상으로 기회를 얻은 손아섭은 8회 선두타자로 나와 정대현을 상대로 우월 1점 홈런(9호)을 작렬, 2경기 연속 홈런 축포를 터뜨렸다. 3연승의 롯데는 5위 KIA와 3경기차를 유지했다.
대구에서는 3위 두산이 삼성을 이틀 연속 완파(7-3)하고 다시 1.5게임차로 따라붙었다. 선발 켈빈 히메네스는 6이닝 1실점으로 시즌 14승(4패)째를 거두며 다승 공동 2위로 올라섰고, 포수 양의지는 4경기 연속 홈런으로 지난 1999년 홍성흔이 기록한 신인포수 역대 최다홈런 기록(16개)에 1개차로 다가섰다.
목동에서는 KIA가 선발 로페즈의 7이닝 2실점 호투와 차일목의 데뷔 첫 홈런 두 방을 앞세워 넥센을 6-3으로 꺾었다. 6위 LG는 잠실에서 한화를 18-4로 대파했다. LG 이병규(24번)는 1회말 3점 홈런으로 데뷔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홈런(10개) 고지에 올랐다.
인천=양준호기자 pires@hk.co.kr
잠실=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목동=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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