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시안이 19일 발표되자 학생과 학부모, 교육계는 벌써부터 향후 대처와 지도방법 등을 고민하면서 크게 술렁였다.
학생과 학부모는 수능 응시횟수가 연 2회로 늘고 응시과목은 절반 가량으로 준다는 개편안이 학생들의 심리적 부담감과 학업부담을 덜어줄 것이라며 반기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교사와 교육단체들은 새로운 영역의 사교육시장 조성, 변별력 논란 등 다양한 우려를 나타내는 등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중학교 2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김성민(44·서울 송파구)씨는 “수능을 두 번 보게 돼 아이들이 심리적 부담감을 덜 수 있을 것 같다”고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서울 강서구의 한 중학교 3학년인 장지수(15)양도 “고등학교에 가면 배울 과목이 무지 늘어난다고 들었는데 시험과목이 줄어든다니 좋다”고 말했다.
유사 분야의 시험과목이 통합되고 응시과목 수가 크게 주는 탐구영역 개편방안과 제2외국어, 한문의 수능과목 배제 검토에 대해서도 학생과 학부모는 대체로 반색하는 분위기였다. 중학교 3학년인 이영주(15ㆍ서울 서대문구)양은 “일반고는 외국어고에 비해 제2외국어를 많이 배우지 못한다”며 “탐구영역도 준비할 분량이 줄어들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중학교 3학년 자녀를 둔 박영수(47ㆍ경기 고양시)씨도 “현재 수능은 탐구영역 어느 과목이 더 쉽다더라 하면서 아이들끼리 눈치껏 시험과목을 고르고 있다”며 “자신이 선택할 전공 관련 탐구영역에 좀 더 관심을 갖고 공부할 수 있도록 한 것 같다”고 호응했다.
그러나 교육단체 등에서는 개편시안의 실효성과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김동석 한국교총 대변인은 “국ㆍ영ㆍ수 난이도 차별화 방안은 상위권으로 분류되고 싶은 모든 대학들이 난이도가 높은 B형을 선호하면서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며 “대학별 입학정책과 연계되는 게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전국교직원노조는 이날 수능체제 개편 관련 성명을 통해 “보름짜리 수능대비 전략상품이 나오는 등 오히려 사교육 시장의 확대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학력고사가 폐지되고 수능이 처음 도입된 1994학년도 대입시험을 치렀다는 서울의 모 중학교 김모(35)교사는 “그 해 수능도 학생 부담감을 덜어준다며 학기 별로 두 번 치렀지만 각 시험범위는 물론 변별력도 달라 논란이 되다 다음해부터 곧바로 1회만 실시했던 게 기억난다”고 꼬집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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