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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의 뿌리, 고교야구가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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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의 뿌리, 고교야구가 흔들린다

입력
2010.08.1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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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을 끝으로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가 막을 내리면서 이른바 4대 메이저 대회(황금사자기, 대통령배, 청룡기, 봉황대기)가 2010시즌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1970년대 고교야구의 전성기를 주도한 4개 대회를 내년부터는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1년에 2개 대회로 축소 운영될 전망이다.

대한야구협회(KBA)가 2011년부터 주말리그를 시행하기 때문이다. 주말리그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학생선수의 학습권 보장과 학교스포츠 정상화 방안'에 따른 것. 주중에는 공부하고 주말에만 경기에 나서게 해 '공부하는 선수'를 만들겠다는 얘기다.

주말리그추진위원회를 구성해 7차례 회의를 거치고 6월 공청회를 마친 KBA는 교육과학기술부, 문화체육관광부와 공동으로 다음달 초 주말리그 시행 확정안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봉황 등 메이저 대회 추억 속으로 사라지나

KBA는 지난달 4개 대회의 주최사에 주말리그 시행과 관련한 공문을 보냈다. 전반기 주말리그, 전반기 왕중왕전, 후반기 주말리그, 후반기 왕중왕전으로 시즌을 꾸리는 데 있어 각 사의 참여를 문의하기 위함이었다.

KBA가 생각하는 안은 ▲4개 대회 순번제로 주최 ▲왕중왕전만 격년으로 주최 ▲4개사 대상 공모로 주최사 결정 ▲기존 주최사 배제하고 교과부, 문화부, KBA 공동 주최다.

8개 권역으로 나뉘어 열리는 전ㆍ후반기 주말리그는 기존 주최사들로서는 입맛이 당길 리 없다. 리그를 거친 상위 24~28팀이 펼치는 토너먼트 방식의 왕중왕전을 놓고 조율해야 하는 상황. 4개사가 전부 수십 년을 이어온 대회 명칭을 지키려 하지만, 기존의 4개 대회가 매년 차례로 열리는 일은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공부하는 야구선수, 현장에선 '글쎄'

2011 프로야구 신인 지명회의에서 프로의 부름을 받은 선수는 대상자 708명 중 고작 78명. '취업률'은 고작 11%였다. 대학에 진학할 선수들을 제외하더라도 대부분이 당장 먹고 살 일을 걱정해야 하는 셈이다. 이같은 현상은 방과후와 주말, 방학 중에만 대회를 운영해 선수들의 학습권을 보장, 보다 다양한 미래를 제시한다는 배경의 주말리그 도입을 불러왔다.

당장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이지만, 현장의 반응은 환영과는 거리가 멀다. 고교팀의 한 감독은 18일 "시기상조다. 인프라가 부족한 데다 주말에 하는 경기만으로는 실력을 키우기에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사교육이 판을 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흐름은 맞지만, 정착되기까지는 적잖은 부작용이 뒤따를 전망. 그러나 KBA 관계자는 "야구장은 서울의 경우 신월구장, 구의구장과 프로야구 일정이 빌 때 목동구장을 사용하면 된다. 또 주말리그라고는 하지만, 실제 경기 수는 오히려 1년에 340여 게임에서 400여 게임으로 늘어날 것"이라면서 주말리그 성공을 자신했다.

양준호기자 pires@hk.co.kr

김종석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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