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4대 국새(國璽)를 새로 만드는 과정에서 남은 금 200여돈으로 당시 참여정부 유력 인사들에게 도장을 만들어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8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행안부는 2007년 당시 국새 모형 당선작가인 민홍규씨를 단장으로 하는 국새제작단과 1억9,000만원에 국새 제작 계약을 했다. 제작단은 국새 제작 목적으로 순금 3,000g을 구입했다.
그러나 제작에 참여한 일부 관계자들은 실제 사용한 금은 인뉴(상부)와 인면(하부)을 합해 2,053g이었으며 주물 과정에서 소실된 일부를 제외한 800~900g(213~240돈, 시가 3,700만~4,100만원)을 민씨가 가졌다고 주장했다. 국새 제작에 참여한 이모씨는 민씨의 요구로 남은 금으로 가로ㆍ세로 각 1.5㎝, 높이 5.5㎝의 14K 금합금 도장 35개 이상을 만들어 줬고, 민씨는 이 가운데 14개를 당시 여당 중진이었던 정모, 이모 의원 등 정ㆍ관계 인사들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이 도장 가치는 개당 200여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정 의원 측은 "놋쇠 도장인줄 알고 받았을 뿐"이라고 해명했고, 이 의원 측은 "도장을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국새 제작단과 일괄 계약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제작단이 계약 금액 범위에서 금을 쓰는 것이며, 얼마의 금이 들어갔는지, 금이 어느 정도 남았는지 알지 못한다"며 "논란이 일고 있는 만큼 관련 자료를 검토하는 등 진상 파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씨는 "새 국새는 종전 거북 문양 대신 봉황으로 제작됐으며 국새 높이를 높이는 등 여러 시행착오를 겪어 오히려 구입했던 금에 개인적으로 갖고 있던 금 2㎏을 추가해야만 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국새 제작 후 남은 밤톨만한 금 두 덩이를 가져갔는데 그마저도 국새를 성공적으로 만들게 된 데 대한 감사의 뜻으로 올리는 제례 의식에 써 없앴다"고 덧붙였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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