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미그 21 전투기로 추정되는 군용기 1대가 17일 오후 3시께 북한과 접경지역에서 160여km 떨어진 중국 랴오닝(遼寧)성 푸순(撫順)현 라구(拉古)향 숭강바오(松崗堡)촌에 추락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18일 보도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탑승했던 북한 조종사 2명 중 1명이 현장에서 사망했으며 1명은 낙하산으로 탈출했다고 전했다.
이 군용기는 국경을 넘어 상당히 먼 거리를 비행했다는 점에서 북한 탈출을 시도했을 개연성이 높으며 이 경우, 탈북자 송환을 원칙으로 하는 중국 보다는 러시아로 가려 했을 가능성이 크다. 추락 원인과 관련해선, 탈출 과정에서 연료고갈 또는 기체이상 등에 의해 추락했을 것으로 보이나 중국군에 의한 격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의 한 소식통은 "추락한 북한 군용기는 신의주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것이 중앙방공통제소(MCRC)의 레이더에 잡혔는데 추락 현장 사진 등을 종합해 볼 때 미그 21로 식별된 것으로 안다"며 "비교적 온전한 기체 등으로 미루어 연료 고갈로 추락한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과 북한의 국경지역인 단둥(丹東)의 한 소식통은 그러나 "신의주에서 추락 지점에 이르는 국경지역에는 중국의 대공미사일 및 고사포 기지가 있다"며 "중 전투기가 요격에 나섰을 수도 있다"고 말해 중국에 의한 지상 또는 공중에서의 격추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중국 외교부는 추락 군용기의 국적 등을 포함, 어떠한 정보도 확인해 주지 않고 있다. 중국 당국은 경찰 100여명을 동원, 현장 접근을 막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의주 공군기지에는 미그 19, 21, 23기 등이 배치돼 있으며 추락 지점인 푸순은 신의주에서 200여㎞ 떨어져 있다. 북한에선 지난해 11월 화폐개혁 이후 경제사정 악화로 북한 군인들의 탈북이 증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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