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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광물 실명제' 뜨거운 감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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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광물 실명제' 뜨거운 감자로

입력
2010.08.18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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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 상원과 하원을 통과한 금융개혁법안(도드-프랭크 법안)에 불법 유통된 광물의 구입과 사용을 금지하는 규정이 포함돼 있어 파장이 일고 있다고 외신이 전했다. 이 법안에 따르면, 뉴욕증시 등에 상장된 기업은 분쟁 광물 원료 사용여부를 회계보고서를 통해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해야 한다. 또 문제의 분쟁광물을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면 벌금 등 제재를 받게 된다.

분쟁 광물은 콩고 반군을 비롯한 반인권 무장세력의 자금줄 역할을 하면서 핏빛 광물로 불리는 탄탈륨을 비롯 구리, 게르마늄, 금, 망간, 코발트 등을 말한다. 법은 이런 분쟁 광물이 미국은 물론 국제사회에 유통되는 것을 막아겠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15년 이상 내전을 겪고 있는 콩고의 경우 반군들이 광물 채굴을 위해 민간인을 강제노역 시키고 그 수익으로 무기를 구매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그러나 내년부터 부품 등에 사용하는 광물의 출처를 밝히는 이른바 광물 실명제가 도입되면 당장 수천개 기업들이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분쟁 광물 대부분이 전자기기에 사용되고 있어 IT(정보통신)업계에 큰 피해를 입을 것이란 지적이다. 콩고에 흔한 콜탄이란 광석에서 추출되는 탄탈륨의 경우 휴대폰과 노트북 같은 전자기기에 반드시 필요한데, 관련기업이 적지 않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 이런 파급력 때문에 광물실명제를 꺼리는 기업과, 강행을 원하는 인권단체가 구체적인 시행 방안을 놓고 로비전쟁까지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불법 광물 유통차단에 나선 시민단체들은 기업들의 자진공개보다 더 강한 당국의 실사를 원하고 있다. 민간인 학살을 반대하는 시민단체 이너프 프로젝트 측은 “기업들이 분쟁 광물 사용을 실토하지 않는 이상 처벌을 피해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인텔의 척 뮬리 대변인은 “광물이 여러 단계의 유통을 거치면 그 출처를 추적하는 게 어렵다”며 업계의 어려움을 전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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