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정부와 기업들의 신용등급을 매기는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와 무디스, 피치가 국제 금융시장에서 행사하는 영향력은 막강하다. 이들이 특정 국가의 신용등급이나 전망을 조정할 때마다 전 세계 금융권에서는 상당한 충격이 발생하곤 했다. 하지만 정부와 기업의 신용도를 매기는 그들의 신용도는 정작 얼마나 될까?
17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최근 3대 신용평가회사 중 하나인 무디스가 자금조달을 위해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경쟁사인 S&P로부터 신용도를 평가 받았다. 2000년 모회사에서 독립한 그동안 무디스는 기업어음과 대출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 왔지만, 저금리 환경과 채권시장에서 회사채 수요도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해 16일 채권시장에서 5억달러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번에 무디스의 회사채에 대해 S&P가 부여한 등급은 겨우 BBB+였다. 투자부적격(BB이하)은 간신히 면했지만, 우량기업이라 할 수 있는 A등급 반열에는 진입하지 못한 것이다. 무디스가 받은 BBB+ 등급은 ‘원리금의 지급 확실성은 인정되지만, 장래 환경변화로 인해 지급 확실성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게다가 보통 2개 기관의 평가를 받는 관행과 달리 1개 기관으로부터만 평가를 받으면서 무디스 채권의 금리는 같은 신용등급을 받은 회사들보다 높은 수준인 5.582%로 결정됐다.
업계에서는 금융위기 이후 고조된 신용평가업계의 불확실성도 높은 금리의 이유로 꼽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금융시장에서는 신용평가업계를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미국은 금융개혁법에 신용평가업체의 법적 책임을 확대하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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