째려본다는 이유로 지적장애인에게 인분을 먹이고 담뱃불로 몸을 지지는 등 폭력을 휘두른 10대 소녀 2명이 경찰에 구속됐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18일 10대 여성 지적장애인을 폭행하고 인분을 먹이는 등 가혹 행위를 한 혐의(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로 이모(15ㆍ중학교 중퇴)양 등 2명을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양 등은 이달 초 부산 해운대구 반송동 아파트 상가 앞에서 훌라후프를 하며 놀다 지나가던 지적장애인 박모(16ㆍ여)양과 어깨를 부딪히자 “왜 째려보냐”며 박양의 뺨을 수십 차례 때린 뒤 3층 화장실로 끌고 갔다.
이어 이양 등은 박양의 휴대폰을 빼앗고 담뱃불로 지져 몸에 상처를 입혔다. 또 화장실 오수를 몸에 뿌리고 빗자루로 마구 때렸다. 이들은 변기에 남아 있던 인분을 청소용 솔에 묻혀 박양에게 먹이고 알몸 사진을 찍기도 했다. 특히 이양 등은 “경찰에 신고하면 소년원에 다녀와서 죽이겠다”고 협박까지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조사 결과, 다른 전과는 없었던 이양 등은 이날 갑자기 감정을 주체할 수 없어 범행을 저질렀으며, 화장실로 끌고 가다 박양이 반항하자 더욱 격분해 심한 가혹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가해 이들의 폭력 수위가 또래들을 훨씬 넘는다고 보고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소녀 둘 중 하나는 결손가정 출신으로 영화 등에서 폭력 장면을 여과 없이 보고 이유 없는 반항 등으로 폭력을 휘두른 것으로 보인다”며 “10대 소녀들의 범행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가혹하고 비인간적이어서 구속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부산=김창배기자 kimcb@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