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다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선수들이 고마울 따름입니다.”
9회말 2사까지 뒤지다 극적으로 우승, 지옥과 천국을 오간 박태호(47) 대구고 감독은 “지고 있었어도 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며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박 감독은 “동점만 되면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면서 “후반까지 경기가 풀리지 않아 걱정은 했지만, 9회말에 결국 동점을 만들고 이겼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이 진짜로 고맙다”며 눈시울을 살짝 붉혔다.
선발투수 김유진이 5회초 2루타를 맞고 무사 2루에 몰리자 박 감독은 주저 없이 박종윤을 마운드에 올렸다. 박종윤은 희생번트를 내줘 1사 3루를 허용했으나 나머지 타자를 각각 ‘루킹 삼진’과 투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완벽하게 불을 껐다. 점수를 내줬으면 군산상고의 쐐기점이 될 뻔한 상황. 박 감독의 투수 교체 타이밍이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졌다.
박 감독은 “(김)유진이를 던질 수 있는 데까지 던지게 한 뒤 (박)종윤이를 내보낼 계획이었다. 4이닝을 1실점으로 잘 막아준 (김)유진이가 잘해줬다”면서 기억에서 묻히기 쉬운 제자를 배려하기도 했다.
“대회 전체를 통틀어서 오늘이 가장 어려웠다”는 박 감독은 “그래도 이렇게 극적으로 이겼다”며 환하게 웃었다.
수원=양준호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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