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캐나다 선더베이에서 끝난 제24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우승을 목표로 했던 한국대표팀은 7위의 초라한 성적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었겠지만, 국제대회가 열리는 구장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최악의 잔디 조건에 단단히 발목을 잡혔다. 천연잔디로 포장된 구장은 군데군데 파여 있어 야수들은 주춤하기 일쑤였고, 상대는 틈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대표팀을 괴롭혔다.
그러나 똑같은 조건에서 경쟁이 이뤄진 상황이라 환경만을 탓할 수는 없는 일. 우리 선수들이 천연잔디에 조금만 적응이 돼 있었더라면 그나마 최악의 상황은 닥치지 않았을 것이다.
현재 고교 선수들이 출전하는 전국대회는 총 8개(황금사자기, 대통령배, 청룡기, 무등기, 대붕기, 화랑기, 봉황대기, 미추홀기). 이 가운데 7개 대회가 인조잔디 구장에서 열리고 봉황대기만이 천연잔디가 깔린 수원구장에서 펼쳐진다. 어차피 프로에 진출해서는 대부분 천연잔디 구장에서 경기를 펼쳐야 하는 고교 선수들로서는 봉황대기에서 천연잔디 ‘예행연습’을 치를 수 있는 셈이다.
캐나다대회에서 전력분석을 맡았던 허정욱 SK 스카우트 팀장은 17일 “관절이 자라나는 고교 선수들은 인조잔디에서만 뛰다 보면 성장에 어려움이 있다. 키가 안 큰다”면서 “캐나다에서도 수비 대시 때 인조잔디만 생각하고 머뭇거리다가 실수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도 천연잔디에서 열리는 봉황대기가 있어 선수들에게는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양준호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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