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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석기 전기에 벌써 한반도에서 고래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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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석기 전기에 벌써 한반도에서 고래사냥’

입력
2010.08.17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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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석기 전기인 기원전 6,000~4,000년대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층에서 화살촉이 박힌 고래뼈가 출토돼 이 시기에 이미 한반도에서 고래사냥이 이뤄졌을 것이란 새 주장이 제기됐다. 학계는 지금까지 반구대 암각화 등을 근거로 신석기시대 말 이후부터 고래사냥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해왔다.

한국문물연구원은 지난달 말 울산 남구 황성동 처용암 앞 울산신항만 부두 연결도로 개설공사 부지에서 2㎝ 크기의 뼈로 된 화살촉이 박힌 윗지름 30㎝, 밑지름 20㎝, 높이 20㎝인 고래 흉추 한 조각과 4㎝ 뼈 화살촉이 박힌 반지름 31~36㎝ 크기의 부채꼴 모양의 고래 견갑골 조각 한 점이 출토됐다고 17일 밝혔다.

원통 모양에 끝이 뾰족한 몽당연필처럼 생긴 화살촉은 사슴 앞다리 뼈를 갈아 만든 것으로 추정되며, 흉추는 수염고래의 뼈로 보이나 견갑골은 어느 고래의 뼈인지 분간이 되지 않은 상태다.

정의도 연구원장은 “경추와 척추 사이인 흉추와 그 아래 부위인 견갑골을 뾰족한 물건으로 찌른 것은 고래를 고의로 죽이려 한 행동으로 볼 수 있어 당시 울산 연근해에서 고래사냥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배와 작살을 이용해 고래를 사냥하는 장면은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에서 발견됐다. 전남 남원 대곡리 암각화에도 작살을 맞은 것처럼 보이는 고래 그림이 나왔으나 고래사냥의 흔적이 실물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이들 유적은 모두 신석기 말이나 청동기시대의 것으로 추정돼 학자들은 선박 건조술이나 사냥기술로 미뤄 신석기 말기 이전에는 고래사냥이 불가능했을 것으로 추정했었다.

정 원장은 “이 고래뼈는 포경에 관한 지금까지 학설을 뒤집을 수도 있는 유물”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유적 발굴 현장에서는 수염고래인 귀신고래의 것으로 추정되는 이빨 없는 긴 하악골을 비롯해 고래의 귀 뼈, 척추, 연골 등이 발견됐으며, 다랑어와 상어, 멧돼지의 뼈, 사슴 뿔 등도 발굴됐다.

특히 온전한 모습을 찾기가 매우 드문 신석기 전기 토기 7, 8점이 함께 출토돼 유물층이 신석기 전기 것임을 뒷받침했다.

울산=

김창배기자 kimc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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