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이 비상장 우량 계열사를 합병해 유동성 위기를 겪는 두산건설 살리기에 나섰다.
두산건설과 두산중공업 계열사인 두산메카텍은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두산건설의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성을 위해 두산건설이 두산메카텍을 흡수합병하기로 의결했다.
두산메카텍은 지난해 5,657억원의 매출을 올린 두산중공업 계열의 세계 최대 화공 플랜트설비 업체로, 6월말 현재 3,500억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알짜 회사. 합병비율은 1대 4.13(두산메카텍 1주당 두산건설 4.13주 배정)로, 합병일자는 11월 초로 정해졌다.
두산그룹이 이들의 합병을 결정한 것은 건설경기 침체 속에서 두산건설이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기 때문.
이번 합병으로 두산건설은 약 7,000억원(자체 3,500억원, 두산메카텍 3,500억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게 돼 유동성 위기에선 일단 벗어날 전망이다. 또 6월 말 현재 299%까지 올라간 부채비율도 올 연말까지 220%, 2011년 190%, 2013년 130%까지 선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침체를 겪고 있는 주택사업 비중도 64%에서 내년에는 41%로 줄어드는 대신, 플랜트와 해외사업 비중이 각각 22%와 16%로 커져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구성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김기동 두산건설 사장은 “극심한 불황을 겪는 국내 주택 사업에서 벗어나 안정적 사업구조 구축과 해외플랜트 시장 공략 기반 및 재무건전성 확보 등의 효과도 올릴 수 있게 됐다”며 “2013년에는 매출 5조원대의 글로벌 인프라ㆍ플랜트 건설사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두산건설은 합병을 통해 재무건전성과 유동성 확보 등에서 숨통을 트게 됐지만 두산메카텍의 동반부실 가능성을 제기하는 의견도 일부 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량 자회사와의 합병이 회사 예상대로 재무구조나 사업포트폴리오를 개선하는 시너지 효과를 가져오겠지만 일시적으로 효과를 보는 데 그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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