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전형 요강이 16일 발표됐다. 전체 대입 정원 중 수시의 비율이 61.6%나 차지한다. 특히 주요 대학들은 60~80%의 높은 비율을 수시 전형으로 선발할 계획이다. 미충원 인원이 정시로 이월됨을 감안하더라도 수시가 대입의 핵심이 된 셈이다. 그렇다고“하나는 되겠지”라는 식의 마구잡이식 지원을 해서는 곤란하다. 대학별 학생 선발 기준이 다양한데다 전형을 하나 치를 때마다 많은 에너지를 쏟아내기 때문에 ‘양’으로 승부해서는 합격이 어렵고 수험생활의 리듬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특기와 적성을 고려해 전략적인 지원을 하라는 얘기는 귀가 아프도록 들었을 것이다. 수시 전형이 워낙 다양하고 복잡한 탓에 자신에게 맞는 전형을 찾고 지원전략을 세우는 것만 잘해도 반은 먹고 들어간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수시 전형 시작을 한달 앞두고 전형들을 꼼꼼히 챙겨보되 이것만은 알고 지원하자. 흔히 하는 실수로 낭패를 보지 않도록 전문가들의 조언들을 정리해봤다.
정시보다 수시가 쉽다는 ‘착각’은 금물
올해 대입에서는 전체 모집인원의 10명 중 6.16명을 수시에서 뽑는다. 정시보다 넓은 문으로 보이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달려갔단 문턱에 걸려 넘어지기 십상이다.
수시 정원이 늘었다고 박수를 치기 전에 자신이 목표한 대학 및 학과의 전형 인원이 늘어난 것인지 따져보자. 2012학년도 대입에서는 바뀐 교육과정이 적용돼 인문계열에서도 미적분 시험을 본다. 재수생들은 수시전형부터 배수진을 쳐야 하는 상황이다. 주요 대학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도 높아졌다. 중복지원을 남발하는 수험생도 늘어나고 중복 합격자도 늘어날 전망이다. 또 수능 최저학력기준에 걸려 불합격되는 인원도 늘어 수시 미충원 인원은 지난해보다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유리한 전형 찾아야
학생부 성적이 안 좋다고 수시 전형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교과성적우수자, 학생부우수자 등에선 학생부 성적이 당락을 좌우하겠지만 학생부 외 다양한 기준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전형이 많아 유리한 전형을 찾아 지원하면 얼마든지 합격할 수 있다. 상당수 학생들이 학생부 성적을 논술 등의 기타 전형요소로 만회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합격자들의 분포를 보면 학생부 성적을 뒤집는 비율이 높지 못하다. 합격자들은 대체로 학생부 성적이 평균 이상이거나 평균보다 약간 낮은 그룹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일정 수준 이상의 학생부 성적은 기본이다.
상향 복수 지원 남발은 오히려 독
정시에서 한 번의 기회가 더 주어져 있고 수시에 합격하면 반드시 등록해야 하기 때문에 수시에서 안정 지원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무조건 상향지원을 해선 곤란하다. 올해 많은 대학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강화했기 때문에 수능 성적을 고려하지 않는 상향지원은 자칫 그 동안 들인 노력과 시간을 헛되게 할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의 수능 성적을 냉정하게 살펴보고 정시에서 갈 수 있는 대학보다 약간 상위대학에 지원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 수시에서는 지원 횟수에 제한이 없어 많이 지원할수록 합격률이 높아진다고 생각해선 곤란한다. 수시 지원 시 목표 대학과 전형에 따라 몇 개를 그룹으로 묶어 자신에게 유리한 전형을 지원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실제 지원할 수 있는 횟수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10개 이상의 전형에 지원하는 수험생들의 경우 준비하는 시간과 노력이 분산되고 에너지 낭비가 많아 오히려 수험생활에 슬럼프가 올 수 있다. 전문가들은 4~5개 정도로 압축해 지원전략을 세우라고 지적한다.
입학사정관제도 학생부 성적은 본다
입학사정관제를 둘러싼 오해 중 하나가 성적을 전혀 보지 않는다고 수험생들이 여기는 것이다. 각 대학의 입학사정관들은 “입학사정관제는 성적을 포함한 모든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지 성적을 완전히 무시하는 제도는 아니다”라고 입을 모은다.
물론 입학사정관 전형이나 특기자 전형에서는 비교과 성적이나 수상실적 등이 비중있게 평가된다. 그러나 이런 전형에서도 학업에 대한 열정, 학교 생활태도, 전공적합성 등을 판단하기 위한 기본 잣대는 학생부 교과성적이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분석실장은 “수시모집은 운에 따라 합격, 불합격이 좌우되는 전형이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며 “본인에 대한 냉정한 판단과 분석을 바탕으로 명확한 지원전략을 수립해야만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철현기자 k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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