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등록 앞두고 돌연 25% 넘겨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 로비'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이 2008년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던 자회사의 지분을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의 측근 등에게 매각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 회사는 최근 들어 급성장 중인 우량 회사라는 점에서, 지분 매각 배경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6일 사정당국 관계자와 기업 공시자료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2008년 9월 11일 선박 설계용역을 전문으로 하는 자회사 D사의 주식 355만주(지분율 25%, 133억여원 상당)를 조선기자재 제조업체인 K사에 팔아 넘겼다. K사는 지분 인수 직전인 같은 해 8월 27일 부산조선기자재협회에 소속된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 11곳이 공동출자해 설립한 곳으로, ROTC중앙회 고위 임원인 이모씨가 대표이사로 재직 중인 회사다. 부산 출신으로 ROTC 8기인 이씨는 3기인 천 회장과 친분이 깊은 것으로 전해졌다.
1993년 설립된 D사는 2006년 42억여원이었던 당기순이익이 다음해 108억여원, 그 이듬해에는 210억여원으로 급성장했다. 사정기관 관계자는 "D사가 당시 계획대로 코스닥에 상장됐을 경우 주가가 5~10배 정도는 뛰었을 텐데, 대우조선해양이 거대 지분을 K사에 넘길 만한 특별한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사정기관 주변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친구인 천 회장과 특수관계인 이씨에게 지분이 넘어갔다는 점에서 남 사장 연임 로비와 관련된 거래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과 D사 관계자는 "모회사인 대우조선해양이 당시 D사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어 코스닥 상장에 걸림돌이 될까 봐 지분 일부를 넘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분을 인수한 K사 대표 이씨는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D사와 납품관계를 맺고 있는 기업들도 D사에 참여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대우조선해양에 먼저 요청해서 이뤄진 거래"라며 "천 회장과 개인적으로 잘 아는 사이인 것은 맞지만, D사 지분 인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은 K사에 25%의 지분을 넘기기 이전인 2008년 4월, 이미 코스닥 시장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해 그 다음달 예비승인까지 받았다. 하지만, 모회사인 대우조선해양이 당시 매각절차를 밟고 있어서 최대주주 변경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최종 승인이 보류됐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동열)는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인 I공업과 그 계열사들의 비자금 조성 혐의를 잡고 이 업체들을 지난 10일 압수수색한 뒤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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