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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교사평가 개선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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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교사평가 개선 서둘러야

입력
2010.08.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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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평가가 올 들어 전면 시행되고 있다. 사실 교사평가는 이미 다른 이름, 다른 방식으로 오래 전부터 시행되어왔다. 교원에 대한 근무평가는 학교 관리자에 의한 평가인데, 2007년 교육공무원 승진 규정을 개정하여 동료교사에 의한 다면평가를 도입하였고 교원 승진에 반영되는 평가이다. 2001년에는 성과급 평가도 도입했다. 2006년부터는 성과급 비중 및 폭이 확대되었고 최근에는 단위 학교별 성과급 제도의 도입이 추진되었다.

허점투성이 평가 실상

이렇게 보자면, 일부 언론의'한국 교사들은 평가를 거부한다'는 지적은 다소 정치적 공세에 가깝다. 오히려 교원단체의 반발을 일단 '노동조합 특유의 생래적 거부'로 간주하자. 또한 현재의 열악한 노동시장 여건과 불안한 고용조건에서 일반 직업인이 교사와 같은'안정된 직종'에 대해 갖는 정서적 거부감도 이해할 만하다. 이제 교사평가의 사실을 종합하면, 현재 교사들은 이미 평가를 받아 왔다. 그런데 최근 교사평가와 관련하여 논란이 되고 있는 쟁점은 무엇일까?

현재의 '교원능력개발평가제도'는 2005년 48개교가 시범학교로 지정된 후 2008년 669개교, 2009년 1,570개교로 확대되어 왔고 올해 법제화와 무관하게 전면 시행되고 있다. 이 새로운 형태의 평가제도는 과거와 달리 동료교사 학생 학부모가 집단적으로 평가에 동원되는 특징을 가진다. 외국과 비교하자면, 평가대상이 관리자에 국한되는 경우도 있고 전 교원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있어서 우리와 별반 차이가 없다. 그러나 평가자가 학교 관리자, 위촉위원 및 교육행정관청으로 국한되는 대부분의 선진국과 달리 우리에겐 동료교사 학생 학부모가 포함되어 있다. 일견 참신하고 그럴듯해 보이지만, 복잡한 평가 매뉴얼에 비해 평가의 실상은 허점투성이다.

학부모에 의한 평가의 경우, 이른바 만족도 조사 형식을 띠고 있는데 1~2회의 공개수업 참관을 통한 평가에 기초한다. 그러나 실제로 공개수업에 참관한 학부모가 극히 소수에 그치고 있고 전혀 모르는 학교 교사들에 대해 60~140여개 평가항목에 점수를 줘야 하기 때문에 평가의 신뢰성이 떨어진다. 결국 학부모 만족도 조사는 시대적 조류인 교육소비자 담론에 편승한 일종의 알리바이(alibi)식 평가도구에 불과하다.

학생 만족도 조사의 경우, 초등은 4~6학년을 대상으로 20여 개 평가문항에 5개 등급으로 체크하는 방식이다. 중등의 경우 12~15개 평가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체크 방식은 동일하다. 실시 이전에 이미 이 평가방식이 교사 인기도 조사로 귀착될 가능성이 지적되었고, 주요과목이 아닌 교과 교사는 극단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을 것이라고 예견되었다. 그러한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초ㆍ중등 학생들의 교사 평가가 성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관적, 정서적 요인에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간과한 것이다.

합리적 개선 아직 늦지 않아

동료 평가는 평가단 구성, 수업공개 및 참관, 동료평가 순으로 진행된다. 평가단 구성에는 교장, 교감과 동료교사 3인 이상이 참가하며, 1~2회 공개수업 후 온라인 평가가 진행된다. 이 평가방식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듯이, 우리 교직문화 특유의 온정주의로 인해 평가의 객관성을 유지하기 어려우며, 교사 간 담합행위라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아울러 교사 사이의 불신이 증대되고 불필요한 경쟁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이러한 방식의 교사 평가는 신자유주의적 질서에 어울리는 계량화와 서열화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 평가 도구는 기술적 세련화로 포장되었을 뿐 현실적으로 타당성이 떨어진다. 파행적인 시행 과정은 교육행정 당국이 일방적으로 시행하려는 아집에서 왔다. 합리적이고 현실성 있는 개선 작업, 지금도 늦지 않았다. '평가제도를 통해 혹시 제도적 권력에 순응하는 교사를 양성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질문을 고민의 중심에 두길 바란다.

조상식 동국대 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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