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까지 거취가 주목됐던 '왕차관'이 결국 다시 중용됐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파문 이후 배후 인물로 지목됐지만 다시 한번 이명박 대통령의 신임을 확인하게 된 것이다. 박 차장은 2008년에도 정두언 의원과의 권력투쟁 끝에 청와대 '왕비서관'에서 물러난 지 7개월 만에 총리실 국무차장으로 복귀했다.
박 차장은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에너지 자원 분야에서 본격적인 성과를 내라는 (대통령의) 뜻"이라고 해석했지만 야권은 "박영준 (차장)에게 피난처를 제공하기 위한 전형적 물타기 인사"라며 날을 세웠다.
박 차장은 월권 의혹이 제기된 선진국민연대의 핵심 인물이기도 하다. 박 차장은 이날 "세상에 진실이 둘일 수 없다"며 "많은 오해는 시간이 가면 밝혀질 것으로 본다"며 억울함을 재차 호소했다. 하지만 권력 투쟁의 한복판에 섰던 인사를 재기용한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많다. 특히 박 차장이 에너지 외교에 성과를 냈다고는 하지만 전문성이 요구되는 지식경제부 차관에 앉힌 것은 '공인된 실세'를 위한 위인설관식 인사로 볼 여지가 많다.
물론 박 차장이 재임 중 아프리카를 세 차례 방문하는 등 자원외교의 교두보를 마련한 것은 사실이다. 가나 주택사업(15억 달러 규모), 콩고민주공화국 구리광산 및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개발권 획득에 공을 세우기도 했다. 박 차장은 이날 "정신 없이 일만 했다"고 주장했다.
일단 지경부는 총리실과 달리 지리적으로 청와대와 멀 뿐 아니라 부처 성격상 정무적 활동이 어렵다. '권력에서 먼 자리'인 셈이다. 하지만 이번 인사로 여권 내부의 입지를 재확인했다. 지경부는 벌써 실세 차관의 입성으로 술렁이는 분위기다.
이날 친이계의 상반된 반응도 여권 내 권력투쟁 여진이 계속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정두언, 정태근 의원 등은 "여러 모로 걱정스럽다" "불법사찰의 몸통을 밝히는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박 차장과 같은 선진국민연대 출신 장제원, 권성동 의원 등은 "근거 없이 공격하는 정치풍토는 사라져야 한다"고 변호했다.
부인 김용림씨와 1남1녀.
▦경북 칠곡(50) ▦오성고ㆍ고려대 법학과 ▦이상득 의원 보좌관 ▦서울시 정무보좌역ㆍ안국포럼 조직특보 ▦이명박 대통령당선자 비서실 총괄조정팀장 ▦대통령실 기획조정비서관 ▦총리실 국무차장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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