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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임된 서울고검 수사관, 향응제공자 비서로 '취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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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임된 서울고검 수사관, 향응제공자 비서로 '취직'

입력
2010.08.1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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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응접대 의혹이 제기돼 지난해 말 해임된 전직 서울고검 수사관이 해임된 뒤에도 향응을 제공한 업자의 비서로 일하는 등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폰서 검사' 의혹을 수사 중인 민경식 특별검사팀은 최근 참고인 조사에서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하고, 진위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13일 특검팀 등에 따르면 2007년부터 2년간 부동산개발업체 S사 등을 운영하는 박모(52)씨로부터 향응을 제공받은 서울고검 전 감찰계장 강모(43)씨는 지난해 말 해임된 뒤, 서울 논현동에 있는 박씨 회사에 출근해 운전기사 겸 비서 역할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는 특히 수도권에서 건강식품사업도 하는 박씨가 휘말린 여러 건의 고소ㆍ고발 사건들이 잘 해결되도록 법률적으로 조언하는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이와 관련, 지난달 박씨가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석할 때도 강씨가 동행했다는 제보를 접수했다.

이날 오후 참고인 신분으로 특검 사무실에 출석한 술집 종업원 2명은 "강씨와 서울고검 전 인사계장 서모(44)씨는 우리 주점에서 수차례 성접대를 받았고, 사업가 박씨로부터 금품까지 받았다"고 진술했다. 특검팀은 이 같은 진술과 함께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증거를 토대로 이들의 비리의 직무관련성을 입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강씨와 서씨에 대한 감찰 조사를 벌인 뒤, 지난해 말 해임하면서 "직무관련성은 인정되지 않아 형사처벌은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은 지난달 23일 검찰총장을 상대로 "박씨와 술집에 출입하고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것은 사건 청탁 등 어떤 대가와 무관하다"며 서울행정법원에 해임무효 청구소송을 냈다.

특검팀은 또 이날 춘천지검 강릉지청 김모 계장에게 골프 접대와 성접대를 했다고 주장한 대한석탄공사 하도급업체 대표 장모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 결과, 장씨가 접대 사실을 대부분 인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전날 부산으로 내려간 안병희 특검보와 파견검사 2명 등 수사진 7명은 이날 오전 10시쯤 부산고검으로 스폰서 검사 의혹을 폭로한 경남지역 건설업자 정모씨를 불러 폭로 내용이 맞는지, 거론된 인사들 외에 접대를 받은 공직자가 더 있는지 조사했다.

이준 특검보는 "서울고검 전직 수사관 사건과 부산 사건은 조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현재까지 이들 사건에서 향응ㆍ접대와 관련된 구체적 청탁 내용은 찾지 못했지만 크게 볼 때 포괄적 뇌물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날 향응 연루 의혹이 제기돼 사퇴한 김종남 특검보의 후임 인선과 관련, 민 특검은 내주 초 후보자 2명을 선정해 대통령에게 임명을 요청할 계획이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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