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가 교원노조와의 단체교섭시 교육정책이나 학교 운영 등에관한 사안을 교섭대상에서 아예 제외하는 내용의 지침을 마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국교직원노조는 이런 문제를 교섭안건으로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교과부는 13일 “시도별로 단체교섭 결과가 달라 혼선이 초래되는 경우가 있어 공통 기준과 단체교섭 업무지침을 담은 ‘교원 노사관계 선진화를 위한 지원체계 구축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 지침은 단체교섭 관련 절차와 방법, 교섭ㆍ비교섭 사항 등 교원노사 담당 공무원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준거를 제시하고 있다.
교과부는 단체교섭전 교원노조 요구안에 ‘명백한 비교섭 사항’이 있으면 이를 교섭대상에서 제외토록 했다. 교육정책 및 교육과정, 기관의 관리 및 운영, 사립학교 운영 관련 등 조합원의 근로조건과 관련이 없는 사항이 비교섭 항목에 포함됐다.
학업성취도 평가 실시나 자율형 사립고 설립 등과 관련해 정부 정책의 수정 또는 폐기를 요구한다거나 교원의 인사 및 채용 등 학교장 권한에 속하는 사항은 교섭을 요구할 수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교원노조법에는 단체 교섭 대상이 조합원의 임금, 근무조건, 후생복지에 관한 사항으로 한정돼 있음에도 기존 단체협약에는 이런 비교섭 사항이 다수 포함돼 문제가 됐던 부분을 바로잡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전교조는 “교육자치를 부정하는 초법적 발상”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전교조는 이날 논평을 내고 “교원노조법 어디에도 비교섭 사항을 명문화하지 않고 있다”며 “교원노조법과 다른 공무원노조법을 근거로 이런 방침을 정한 것은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교육계 일각에서도 교과부의 단체교섭 업무지침이 시도교육감의 교섭 자율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편 교과부는 교원노조 활동과 복무규정 충돌시 해결 방안 등을 담은 업무 매뉴얼을 개발해 보급하고 학교장과 신규 채용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노사관계 연수를 강화하기로 했다.
박철현기자 k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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