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광주 KIA-롯데전은 8월 최고의 빅카드로 일찌감치 관심을 모았다. 4,5위를 달리고 있는 두 팀의 3연전 맞대결 결과에 따라 4강안착의 윤곽이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팀의 ‘4강 전쟁’ 이상으로 야구팬들의 관심을 끈 것은 롯데 이대호(28)의 방망이였다. 이대호는 전날까지 7경기 연속 홈런포를 가동해 프로야구 신기록을 달성했다. 이대호의 홈런포에 대한 관심은 2003년 아시아신기록인 56개의 홈런을 때렸던 이승엽(요미우리)을 지켜 보던 때와 흡사했다.
이대호가 마침내 홈런 신기원을 이룩하며 야구의 본고장 메이저리그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대호는 0-2로 뒤진 7회 세 번째 타석에서 선두 타자로 나와 KIA 선발 로페즈의 5구째 몸쪽 높은 싱커(142㎞)를 잡아당겨 광주구장 왼쪽 스탠드에 꽂아 넣었다. 지난 4일 잠실 두산전 솔로포 이후 8경기 연속 홈런 행진. 이로써 이대호는 오 사다하루(요미우리ㆍ1972년)와 랜디 바스(한신ㆍ1993년)의 일본프로야구 신기록마저 갈아치웠다. 아울러 그리피 주니어(시애틀ㆍ1993년), 돈 매팅리(뉴욕 양키스ㆍ1987년), 대일 롱(피츠버그ㆍ1956년)이 기록한 8경기 연속 홈런과 타이를 이뤘다.
이대호는 지난 4일 김선우, 5일 임태훈, 6일 정재원(이상 두산), 7일 안승민, 8일 류현진(이상 한화), 11일 배영수, 12일 안지만(이상 삼성)에 이어 이날 로페즈까지 제물로 삼았다. 이대호는 경기 후 “좋은 기록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기분 좋을 수 있으나 어제보다 더 중요한 경기였는데 팀이 졌기 때문에 느낄 게 없다”며 희비가 교차한 소감을 전했다.
이대호는 또 이날 홈런으로 득점을 추가하면서 지난달 22일 대전 한화전 이후 15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이 부문 역시 프로야구 신기록이다.
한편 롯데는 세계 타이기록을 세운 이대호의 홈런볼을 회수해 사직구장 박물관에 전시할 예정이다. 홈런볼을 기부하는 야구팬에게는 에어컨을 선물하기로 했다.
그러나 경기는 KIA가 8회말 터진 김상훈의 그랜드슬램을 앞세워 롯데를 7-2로 제압했다. 5위 KIA는 4위 롯데와의 승차를 2경기로 좁혔다.
잠실에서는 두산이 김현수의 홈런포를 앞세워 SK를 7-4로 제압했고, 목동에서는 LG가 넥센을 3-1로 따돌렸다. LG 선발 박현준은 5와3분의1이닝 1실점으로 데뷔 첫 승을 올렸다. 삼성은 대구에서 한화를 11-5로 대파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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