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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워지지 않을 약속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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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워지지 않을 약속의 순간]

입력
2010.08.13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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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철이면 정치인들이 유권자들과 손을 잡고 인사하는 모습은 낯익은 풍경이다. 그 중에서도 어린아이나 노인에게는 더 반갑게 다가가 말을 건넨다. 이런 장면이 유권자들에게 더욱 호소력 있게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광고에서 응용되는 3B법칙(Baby, Beauty, Beast)이 정치에도 응용되는 모습이다. 유력 정치인일수록 언론의 시선이 집중되고, 사진, 영상기자들도 3B법칙에 민감하다는 사실을 그들도 잘 알고 있다.

말 그대로 ‘플래시 세례’를 받은 아이와 할머니는 무슨 생각을 할까? 강렬한 조명과 셔터소리 속에 당황스런 한 순간이 지나면 그들은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다. 정치인들도 선거가 끝나면 플래시 불빛만큼 빠르게 자신들이 한 약속을 잊진 않을까?

그러나 함께 찍은 사진 속에는 그들이 내건 공약과 구호가 그대로 남아 있다. 사진 속의 표정과 손짓에는 약속의 순간이 담겨있다. 미래의 주역인 아이와 부모세대에게 한 약속, 더 편히 모시겠다며 노인들에게 한 약속, 유권자들에게 다짐한 수많은 약속의 순간들은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다. 약속이 배반되는 순간, 이 장면들은 부메랑처럼 불쑥불쑥 그들 앞에 나타날 것이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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