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령 카슈미르의 반정부 시위가 인티파다(팔레스타인인의 반 이스라엘 민중봉기)와 같은 광범위한 민중 저항운동으로 격화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3일 보도했다. 인도로서는 과거 파키스탄의 지원을 받았던 소수 이슬람 무장세력과의 대결 때와는 차원이 다른 심각한 위협과 맞닥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3년 째 매년 여름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데, 올해는 약 900번의 충돌과정에서 시위대 50명이 사망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인명 피해도 피해지만 시위의 양상이 더 문제다. 일부 젊은이들의 거리 투석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대부분의 주민들이 시위에 합세하며 인도 정부와 카슈미르 주둔 병력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8년 선거를 통해 수립된 카슈미르 지역 정부는 이슬람교도가 다수인 카슈미르인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인도군 철수 등의 공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해 주민들의 반발을 사 왔다.
특히 인도정부의 어설픈 대응은 불만에 기름을 끼얹었다. 인도 정부는 1990년대 수십 만의 병력을 투입해 무장 저항세력을 대부분 궤멸시키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최근 새로운 저항운동에 대해서도 무리한 진압으로 일관하다 분노를 사고 있다. 올해 시위 희생자 50명의 대부분은 총상을 입고 숨졌다. 반면 인도군은 1,200명이 돌에 맞아 부상을 입는데 그쳤다. 군인 사망자는 한 명도 없다는 점에서 왜 인도군이 비무장 시위대를 향해 과도한 무력을 사용하고 있는지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고 NYT는 보도했다. 사망자가 발생할 때마다 점점 늘어나고 있는 시위대들은 인도군 처벌과 철수, 카슈미르의 자치권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자와할랄 네루 대학의 아미타브 마투 교수는 NYT에 “탄압 일변도의 기존 카슈미르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며 “카슈미르 젊은 세대들에게 인도는 군대와 지하벙커로 상징되는 거대한 괴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이들 세대에게 인도정부가 어떻게 접근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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