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웨스트포인트(육군사관학교) 여자 사관생도가 동성애자인 자신의 성정체성을 숨길 수 없으며 학교의 반(反)동성애적 태도를 견딜 수 없다며 자퇴서를 제출했다고 AP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올 가을 3학년 진급예정인 캐서린 밀러(사진) 생도는 지난 2년간 성적이 1,100명중 11위로 최우등 생도에 속하는데다 모범생으로 알려져 그의 자퇴 요청은 오바마 정부가 약속한 군 동성애자 관련 ‘묻지도 말하지도 말라’정책 폐지와 관련해 새로운 논란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자퇴 이유로 동성애자가 성정체성을 밝히고 공개적으로 군복무를 할 수 없도록 한 현행법 규정 때문이라고 밝혔다. 밀러 생도는 동료 생도들과 어울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남자친구와의 데이트를 거짓으로 꾸미기도 했다고 말했다.
예일대로부터 입학허가를 받은 상태인 밀러 생도는 장차 사회학을 전공하면서 ‘묻지도 말하지도 말라’ 군 정책의 폐지를 위해 활동할 것이라며 “나의 자퇴가 실패한 법과 사회정책의 구체적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정책이 폐지되면 웨스트포인트 복학 신청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묻지도 말하지도 말라’ 정책의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고, 올해 초 국정연설에서도 이 입장을 재확인했지만 검토만 계속 진행되고 있어 진보진영의 불만을 사고 있는 상태이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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