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실의 불법사찰 피해자로 거론되는 한나라당 정두언 최고위원, 남경필 정태근 의원은 12일 검찰의 중간수사 결과 발표와 관련, 강한 어조로 검찰을 비판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군사독재 시대에나 있었던 정치인 사찰이 발생했으나 검찰이 적당히 덮었다”며 “검찰이 수사를 안 한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이 시대를 거슬러 퇴보하고 있다”며 “이는 출세욕에 눈이 먼 일부 검찰 간부의 책임”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연초에 검찰개혁을 강도 높게 주문했지만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며 “검찰 개혁을 주도하는 곳이 총리실이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남 의원도 MBC, CBS 라디오 등에 잇따라 출연,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세력이 있다는 진전된 정보가 있다”며 “검찰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아는 내용을 갖고 기자회견 등 정치적 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남 의원은 또 “조사대상자가 수사진행을 보고받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고, 그 사람이 몸통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도 개인성명을 내고 “검찰이 1차 수사결과라고 밝힌 것은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사건 당시 수사관 2명만 구속하고 수사를 마무리하려 한 것을 연상케 한다”며 “검찰이 국정 농단 행위의 실체를 규명하지 못한 채 사건을 마무리하는 것은 법치의 근간을 붕괴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이날 고위정책회의에서 “검찰은 (불법사찰 내용을 담은) 컴퓨터 파일이 전부 삭제됐다고 하지만 검찰이 온전한 파일을 일부 확보하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와 있다”며 검찰 수사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도 “검찰은 의심을 받아온 박영준 총리실 국무차장과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에 대해선 조사조차 안 했다”고 주장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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