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성폭력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 2007년 120건이던 것이 지난해는 352건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가족 성폭력의 실태를 점검하는 '침묵 속의 절규, 가족 성폭력' 편을 14일 밤 11시 10분에 방송한다.
지난달 27일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친딸을 성폭행한 혐의로 염모(52)씨를 구속했다. 염씨는 딸이 열 세 살이던 2005년부터 22차례 성관계를 맺어 오다가 딸의 신고로 긴급체포됐다. 경찰 조사 결과 그는 딸을 임신시켜 낙태 수술까지 받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구속영장 신청 과정에서 22건 중 18건에 대해서는 친족 강간이 아닌 성매수 혐의가 적용됐다. 부녀 사이라도 폭행ㆍ협박 등이 있어야 강간죄가 성립되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용돈 2만원을 주고 딸과 성관계를 맺은 염씨의 행위를 성매수로 분류하는 기계적인 법리 해석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에 따르면 가족 성폭력의 가해자 대부분은 아버지였고, 피해는 1년 이상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법원은 가족 성폭력 사건에 대해 피해자 양육 등의 이유를 들어 형기를 줄여주는 경우가 많았다. 이렇게 피해자가 가해자와 다시 한 집에서 살게 되는 경우, 재범의 위험에 노출될 뿐 아니라 무의식 속에 공포와 무력감이 크게 자리잡게 된다.
피해자가 도망을 다녀야 하는 현실도 보여준다. 제작진이 만난 유미(가명)는 몇 년째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유미는 5년 전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를 피해 갔던 외가에서 외삼촌으로부터 여러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 그러나 외삼촌을 고소한 유미에게 돌아온 것은 집안 망신을 시킨다며 고소를 취하하라는 가족들의 회유와 압박이었다.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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