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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채호 中 신문 기고 추정 글 119편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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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채호 中 신문 기고 추정 글 119편 발굴

입력
2010.08.12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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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재 신채호(1880~1946) 선생이 중국에서 활동할 당시 신문에 기고한 것으로 추정되는 글 119편이 확인됐다.

김주현(44) 경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12일 충북대에서 열린 ‘홍범식 순국 100주년, 신채호 탄신 130주년 기념 학술대회’에서 북경중화신보 등에 ‘박(博)’이라는 필명으로 실린 글 119편이 단재의 글이라고 주장한 ‘중국신문소재 신채호의 자료발굴연구’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단재가 중국 신문의 기자로 활동하며 논설과 시평을 썼다는 사실은 우창 신석우(1894~1953)의 저술 등을 통해 알려져 있으나, 필명을 사용했고 신문사가 알려지지 않아 실제 단재가 쓴 글은 그간 확인되지 않았다.

김 교수는 “단재가 일했던 신문사는 북경중화신보와 상해중화신보로 단재는 1917년 5월과 1918년 9월 사이 논설 1편, 시평 101편, 평론 17편을 게재했다”고 밝혔다. 실마리는 신석우가 남긴 ‘단재의 의(矣)’라는 글. 이 글에는 베이징에 있던 단재가 중화보라는 신문사에 글을 기고했으나 신문사가 오자를 내 이후 집필을 거절했다는 일화가 실려있다. 김 교수는 ‘중화보’의 실체를 ‘북경중화신보’로 추정한 뒤 1918년 5월 20일자 이 신문에서 ‘어제 시평에 대가안념의(大可安念矣ㆍ크게 안심할 수 있다)가 옳은데 두 글자를 잘못 배열해 특별히 이를 고친다’는 정정보도문을 찾아냈다. 글의 원문은 ‘박’이라는 필자가 전날 기고한 ‘정부의 변명’이라는 시평으로, 정정보도된 구절이 대가안념일소(大可安念一笑ㆍ크게 안심하고 한 번 웃을 수 있다)로 실렸다.

김 교수는 “두 구절의 의미가 별 차이가 없는데도 신문사에서 정정보도문을 냈다는 것은 저자의 강력한 항의가 있었다는 것”이라며 “대단한 오자도 아니었지만 이는 단재가 크게 화를 냈다는 신석우의 증언과도 일치한다”고 말했다. 그는 ‘박’이라는 인물이 이 신문에 기고한 글 102편과 상해중화신보에 기고한 글 17편을 찾아내 단재의 글과 비교 분석한 결과, ‘즉(則)’ ‘의(矣)’ ‘시야(是也)’ 등 단재의 글과 문체나 단어의 배열이 거의 일치했다고 말했다.

‘박’이 쓴 글은 모두 중국 현실에 대한 글이었으며 한민족과 조선에 관한 글은 발견되지 않았다. 일부 글에서는 ‘아국군사권(我國軍事權)’ ‘오화인(吾華人)’ 등의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중국 신문의 기자로서 단재는 아(我), 오(吾) 등 중국 독자를 위한 표현을 쓸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이는 단재가 돈을 위해 중국 신문에 글을 쓴 것을 뉘우쳤다는 신석우의 회고를 통해서도 짐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왕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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