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임무를 위해 이라크에 주둔 중인 미군의 철수가 이달 말까지 완료될 예정인 가운데, 이후 독자적으로 치안을 맡게 될 이라크군이 점차 과격해지는 무장세력의 공세를 막으며 미군의 빈자리를 제대로 메울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이라크군의 바바카르 지바리 중장은 11일(현지시간) “이라크군은 현재 미군의 도움 없이 치안을 책임질 수 있는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며 “치안 능력이 확보될 때까지 미군의 주둔이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치안 능력에 대해 자신해온 이라크군 내부에서 미군의 철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 만큼, 이후 워싱턴 정가와 언론의 이라크 주둔군 철군 시기 논란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지바리 중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상황만을 놓고 봤을 때 아직 치안을 돕는 미군이 많이 남아 있어 철군 과정은 매우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며 “하지만 비전투요원마저 떠나는 2011년 이후에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정치인들은 미군의 공백에 대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적절한 미군의 철군 시점을 묻는 질문에는 “2020년은 되어야 충분히 치안력이 확보된다”고 답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12일 자에서 이라크 정부와 미군 고위층에서도 미군의 전투임무 종료 스케줄이 적절치 못하다는 여론이 팽배하다고 전했다. LAT는 지바리 중장의 인터뷰를 소개하면서 “분쟁이 잦아질 것으로 보이는 접경지역에서 이라크군의 부실한 방공 능력이 큰 문제점으로 떠오를 것이다”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이라크 정부가 F-16기 등 전투기들을 미국에 주문했지만 2013년이 되어야 전장에 배치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도 이 같은 철군스케줄 시행 우려에 대해 “이라크의 현실을 살펴 본다면 스케줄에 따른 철군에 쉽게 수긍하긴 어려울 것이다”고 11일 전했다.
한편 11일 새벽 바그다드 북쪽 디얄라 주에선 무장괴한들이 주택을 폭파시켜 3명을 살해하고, 이곳에서 살아남은 어린이를 미끼로 이라크 군인들을 유인해 내 8명을 사살하는 등 치안 불안이 계속됐다. AP통신은 “알 카에다와 연계된 무장단체들의 범행 수법이 날로 진화하고 있어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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