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좌파’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켰던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이 11일 정례브리핑에서 특유의 입심을 다시 발휘했다.
설화로 전날 브리핑에 ‘결장’했던 기브스 대변인은 이날 “달리 표현할 수도 있었다”고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실언이 아닌 현실에 근거한 발언”이라며 철회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히려 농담을 섞어가며 자신의 입장을 강하게 대변했다.
그는 단상에 오르자마자 “사과할 게 있다”고 해 이목을 집중시켰다가 “목소리가 쉬어서”라고 기자들의 김을 뺐다. 사실 그의 목소리는 멀쩡했다. 전날 브리핑에 감기 때문에 빠진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한 ‘인사치레’였다.
기브스의 넉살은 계속됐다. 한 기자가 “퇴진을 요구한 하원의원이 있었다”고 하자 “사무실에 항공기 탈출용 고무 튜브를 설치했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말로 농을 쳤다. 이틀 전 여성 승객에게서 욕설을 듣고 모욕을 참지 못해 비행기가 완전히 착륙하기도 전에 비상탈출장치로 공항 활주로에 내려 화제가 된 여객기 승무원의 소동을 빗댄 것이다.
기브스 대변인은 이번 일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물론 민주당 사람들과도 상의한 적이 없었다며 “진보주의자들에 대한 좌절감 때문에 그런 발언이 나온 것”이라고 자신을 두둔했다.
기브스 대변인은 앞서 10일 정치전문매체 ‘더 힐(The Hill)’과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을 “타협적”이라고 비판한 진보주의자들을 “프로 좌파” “미쳤다”고 신랄하게 비난해 파문을 일으켰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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