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서 검사’ 의혹을 수사 중인 민경식 특별검사팀의 김종남(55) 특검보가 과거 검사 재직 시절 업자로부터 향응을 제공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 개시 1주일 만에 물러나게 됐다. 검찰의 향응 관행을 파헤쳐야 할 특검보가 그 관행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는 점에서 특검팀으로선 신뢰도에 상처를 입게 됐다.
민경식 특검은 12일 언론을 통해 의혹이 제기된 뒤 김 특검보가 사의를 표명해 수용했다고 밝혔다.
김 특검보는 2000년 부산지검 검사로 근무할 당시 업체 관계자한테 향응을 제공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검찰의 자체 감찰을 받았다는 내용이 이날 언론에 보도되자 “사실 관계를 떠나 특검팀 전체에 누를 끼칠 수 없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민 특검은 이날 오전에만 해도 김 특검보를 만류했으나, 오후 들어 여론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자 사의를 받아들였다. 민 특검은 기자들과 만나 “지금 상황으로는 정상적 직무수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사의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의 수사대상이 향응접대를 받은 공직자인데, 비슷한 의혹이 제기된 특검보가 수사를 할 경우 신뢰성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내부에서도 제기됐기 때문이다.
민 특검은 특검법에 따라 김 특검보 해임을 이명박 대통령한테 요청한 뒤, 대한변호사협회가 추천한 법조 경력 7년 이상 변호사 가운데 후임 특검보를 뽑을 예정이다.
의혹이 제기된 지 하루가 지나기 전에 사태를 수습하긴 했지만 이 사건으로 인한 파장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진상규명위의 조사결과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내놓기 힘들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 속에서 출범한 특검팀이 자격논란에까지 휘말리면서 일각에선 향후 특검 수사가 파행으로 흐르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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