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호’의 1차 목표는 ‘아시안컵 징크스’ 탈출이다. 한국 축구는 아시아 최강을 자부해왔지만 1960년 이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내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은 ‘조광래호’의 중간 평가 시험대다. 아시안컵에서 좋은 성적을 낼 경우 2014년 브라질 월드컵까지 ‘조광래호’가 롱런할 가능성은 높다.
‘조광래호’는 데뷔전에서 나이지리아를 2-1로 꺾으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아시안컵에 대한 기대를 높이기에 충분한 결과와 내용이다.
짧은 소집 기간에도 불구하고 좋은 결과를 냈다는 것은 단기 토너먼트전인 아시안컵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게 하는 요소다. 대표팀 신임 사령탑이 안아야 할 가장 큰 부담으로 꼽힌 것이 ‘준비 기간의 부족’이다. 나이지리아전과 다음달 7일 열리는 이란과의 친선경기, 10월로 예정된 한일전은 모두 국제축구연맹(FIFA) 소집 규정에 의거해 치러야 한다는 사실은 신임 사령탑의 큰 부담이었다. 그러나 조 감독은 나이지리아전을 앞두고 이틀 밖에 훈련을 치르지 않았지만 자신의 구상대로 경기를 진행하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조 감독이 취임 일성으로 강조한 것은 ‘패스 게임’이다. 그는 나이지리아전에 앞서 선수들에게 “볼 터치 수를 1회씩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라”며 짧고 빠른 패스 위주로 경기를 풀어나갈 것을 지시했다.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나이지리아전에서 ‘조광래식 패스 게임’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 조 감독 스스로도 12일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공개한 경기 평가서에서 “총 517회의 패스를 시도해 81%의 성공률을 보였다. 비교적 높은 패스 성공률을 통해 공수 전환의 속도를 높일 수 있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신예들이 좋은 활약을 펼쳤다는 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첫번째는 선수층 강화다. 2011년 아시안컵에서 있을지 모르는 ‘유럽파’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해법을 발견했다. 특히 조영철(21ㆍ니가타)은 나이지리아전에서 이청용(볼턴) 대신 오른쪽 날개로 나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조 감독으로부터 합격점을 받았다. 윤빛가람(20ㆍ경남)은 선제골을 터트리는 등 기성용(21ㆍ셀틱) 이상 가는 활약을 펼쳤다.
두번째는 경쟁을 통한 경기력 향상이다. 포지션 경쟁의 긍정적인 효과는 개개인의 집중력과 투지를 높인다는 데 있다. A매치 경험이 전무한 신예들의 활약은 베테랑들을 자극시켜 분발을 유도하기에 충분하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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