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월화드라마 '자이언트'(사진)가 방송 26회 만에 MBC '동이'를 넘어섰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10일 방송된 '자이언트'는 22.9%의 시청률을 기록해 처음으로 '동이'(20.1%)를 제쳤다. 월드컵 중계로 인한 결방이라는 악재를 딛고 대표적 흥행 브랜드인 이병훈표 사극을 상대로 이룬 역전이다.
'자이언트'는 1970, 80년대 강남 개발기를 배경으로 한 가족의 파란만장한 삶과 성공 스토리를 굵직한 선으로 그려낸 드라마다. 경쟁작인 '동이'가 20% 중반의 시청률로 인기몰이를 하던 5월 10일, 10%대 초반의 시청률로 출발했다. 이후 낮은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했고 6월엔 월드컵 중계로 4차례 결방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달 말부터 뒷심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자이언트'의 상승세는 시대극의 굵은 서사가 여전히 호소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야망에 사로잡힌 등장인물, 끈끈한 가족애, 삼청교육대 등 격동기의 소재가 '막장'에 지친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는 분석. SBS 관계자는 "치밀한 연출력과 강한 스토리라인, 이범수 박진희 등 배우들의 혼신의 연기가 흥행을 가능케 했다"며 "기업 간 복수극, 정치판의 권모술수가 본격적으로 전개되면 호응은 더 뜨거워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동이'의 추락은 빈약한 스토리와 느린 템포 탓인 것으로 풀이된다. 6월 초 시청률이 정점에 달했을 때 검계라는 조직이 극의 중심에 등장했지만, 개연성 부족으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 자연히 등장인물들 간의 갈등구조에도 긴밀성이 떨어졌다. 이후 중반을 넘어서면서 이야기의 전개 형식이 반복되며 "식상하다"는 평이 쏟아졌다. 스토리 자체의 파괴력이 부족하다 보니 생긴 결과다.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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