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생한 속칭 ‘부산 도끼사건’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성폭행 위기에 처했던 여중생의 언니(24)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올린 글을 네티즌들이 퍼 나르면서 파장이 커지는 양상이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지난달 30일 오후 3시께 사상구 모라동 A(14)양의 집에서 고모(44)와 8개월 가량 사귀어 온 조모(41)씨가 침입, “고모를 찾아내라”며 A양과 어머니(47)의 손발을 묶고 둔기로 폭행했다.
이어 조씨는 A양을 다른 방으로 끌고 가 성폭행하려다 때마침 현관문을 열고 들어온 A양의 아버지(50), 오빠(30)와 몸싸움을 벌이면서 둔기를 휘둘러 아버지 머리에 상처를 입히고 달아났다. 조씨는 나체 상태로 540여㎙를 도주하다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A양 언니는 인터넷 글에서 “경찰이 늑장 출동하는 바람에 아버지는 두개골이 함몰되고 갈비뼈 2대가 으스러졌으며 코 부분을 120바늘이나 꿰맸고, 어머니도 가슴과 어깨가 골절되는 등 집안이 온통 피바다였다”고 주장했다. 사건 당시 A양 오빠는 집 문이 잠겨 있어 이상하게 생각하고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이 오지 않자 아버지와 함께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 조씨와 격투를 벌였다.
A양 언니는 또 “경찰이 조씨가 동생의 옷을 벗기고 성폭행 시도만 했을 뿐이라는 이유로 단순 폭행사건으로 축소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늑장 및 부실수사 논란이 확산되자 부산 사상경찰서는 7일 홈페이지를 통해 “지령실에서 신고자 측과 의사소통이 잘 안돼 검거하는데 최초 신고 후 16분 정도 소요됐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처음 출동한 지구대 직원의 발언이 피해자 가족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 같다”며 “검거된 조씨는 살인미수와 성폭력특별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라고 밝혔다.
경찰조사 결과 조씨가 휘두른 둔기는 도끼가 아니라 망치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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