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10일 장기간 구금된 상태에서 여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전세계 재소자 5명을 선정 보도했다.
황광위(黃光裕ㆍ41) 전 중국 궈메이(國美)그룹 회장ㆍ2008년 수감
황 전회장은 22세에 라디오 판매상으로 시작해 중국 최대 전자회사를 일구고 2005년 중국 최대부호가 됐다. 하지만 뇌물과 내부거래 혐의로 14년형을 선고 받았다. 감옥에서도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탈과 지분싸움을 벌여 결국 베인캐피탈 측 인사를 이사회에서 축출하는 영향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지난해 홍콩 증권선물거래위원회가 그를 추가 고발한 데 이어 이달초 궈메이도 그를 고발해 출소 후 재기할 수 있을지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카일 코도르코프스키(47) 전 러시아 유코스 회장ㆍ2003년 수감
한때 러시아 최대 석유회사를 소유했던 코도르코프스키 전 회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의 눈밖에 나 탈세혐의로 시베리아수용소로 보내져 러시아 반체제인사의 상징적 인물이 됐다. 그는 최근 “러시아의 시스템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밑으로부터 유혈혁명이 벌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차기 대선을 몇 달 앞둔 2011년 10월 형기가 만료되지만, 푸틴 총리가 영향력을 발휘하는 한 자유의 몸이 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오마르 압델 라흐만(72) 9ㆍ11테러 기획 이집트출신 성직자ㆍ1993년 수감
‘맹인 성직자’란 별명이 붙은 압델 라흐만은 1980년대 이집트에서 저명한 지하드 지도자로 활약하다 90년 미국으로 이민한 후 9ㆍ11테러 배후혐의로 체포돼 종신형을 선고 받고 노스캐롤라이나주 연방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교도소에서도 1997년 룩소르 관광객 테러를 비롯 이집트 급진테러를 지시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2005년에는 그의 변호사가 라흐만과 이집트 무장단체의 연락을 도왔다는 혐의로 유죄선고를 받기도 했다.
마르완 바르구티(51) 팔레스타인 파타 지도자ㆍ2002년 수감
15세 때 이미 팔레스타인 파타당의 인재로 주목 받았던 바르구티는 2000년 2차 인티파다(봉기)의 주요 지도자로 참가하면서 이스라엘 정부가 5건의 살인교사 혐의로 체포해 종신형이 확정됐다. 수감에도 불구 마흐무드 압바스 현 팔세스타인 대통령을 잇는 유력한 차기 대통령 감으로 거론되고 있다. 바르구티만이 파타와 하마스로 분열된 팔레스타인을 통합할 인물이라는 평가다. 이스라엘이 그를 풀어줄 지가 관건이다.
아웅산 수치(65) 미얀마 야당지도자ㆍ1990년 수감
아웅산 수치 여사는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이후 세계에서 가장 저명한 정치범이다. 1989년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했으나 미얀마 군부가 가택연금에 처해 지난 20년 중 14년간 연금상태다. 하지만 미국의 커트 캠벨 국무부 차관보가 미얀마를 찾아 수치 여사와 면담을 갖는 등 군부정권을 인정하지 않는 서방정부들이 수치 여사를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으로 대우하고 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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