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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에 있을 때 김진우가 김진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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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에 있을 때 김진우가 김진우였다”

입력
2010.08.10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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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8시쯤 자리에서 일어나면 간단히 샤워를 마치고 아침식사를 한다. 식사 후 곧바로 가방을 챙겨 동강대로 향한다. 10시에 운동장에 나가면 후배들과 함께 러닝을 한다.

30분 가량 땀을 흘리고 나면 글러브를 끼고 공을 잡는다. 30분간 캐치볼을 하면 오전 일과가 끝난다. 12시30분부터 시작되는 오후 훈련은 피칭, 러닝, 체력훈련으로 이뤄지며 오후 4시가 넘어야 모든 일정이 마무리된다.

김진우(27ㆍ전 KIA)가 복귀를 향한 굵은 땀방울을 쏟고 있다. 김진우는 지난 6월 초 일본독립리그의 코리아 해치가 해체된 직후부터 광주 동강대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동강대 야구부는 KIA에서 투수코치를 지냈던 문희수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야구하고 싶어 미치겠습니다.” 김진우는 현역 복귀에 대한 열망을 이렇게 표현했다. “콩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못 믿는다는 말처럼 저에 대한 불신이 크다는 것 잘 압니다. 앞으로는 모든 것을 행동으로 보여줄 겁니다.”

2002년, 당시로는 최고인 7억원을 받고 입단한 김진우는 ‘제2의 선동열’로 기대를 모았지만 잦은 팀 이탈과 말썽으로 ‘문제아’라는 오명만 뒤집어썼다. 2007년에는 장기간 팀을 무단으로 이탈했다가 결국 7월31일자로 임의탈퇴선수로 공시됐다. 임의탈퇴선수로 공시되면 KIA 구단의 승낙 없이는 그라운드 복귀도, 다른 팀으로 이적도 불가능하다.

임의탈퇴 공시 이후로도 김진우는 몇 차례 그라운드 복귀를 시도했다. KIA 구단은 김진우를 남해 야구캠프, 경찰청 등에 보내 체계적인 훈련을 하도록 도왔다. 하지만 번번이 김진우는 구단의 기대를 져버리고 팀을 뛰쳐나왔다.

“제가 어리석었습니다. 야구장에 있을 때 김진우가 김진우인데 그걸 몰랐어요. 제 나이에 인생을 말한다는 게 건방질 수도 있겠지만, 야구장을 떠난 뒤 많이 배웠습니다. 제가 있을 곳은 오직 야구장뿐입니다.”

김진우의 현재 몸 상태는 전성기 때의 70~80% 정도로 양호한 편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체중도 115㎏으로 현역 때와 비교했을 때 2, 3㎏ 정도 더 나갈 뿐이다. 150㎞짜리 직구를 뿌려댔던 어깨는 오랜 휴식 덕분에 오히려 싱싱해졌다.

“복귀한다 해도 예전 같은 실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솔직히 의문입니다. 하지만 어떻게 해서든지 야구장에서 살아 있다는 모습을 보여드릴 겁니다. 한 번만 더 믿어주신다면 180도 다른 모습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청주=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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