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개각 이후] 김태호 후보자 박연차 관련 사건은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은 그리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과 관련해 받고 있는 여러 의혹들 때문이다.
의혹의 핵심은 박 전 회장이 미국 뉴욕의 한국식당에서 주인 곽모씨를 통해 김 후보자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건넸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지난해 '박연차 게이트'를 수사 중이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사실상 수사가 중단된 후인 2009년 6월 9일 당시 김태호 경남도지사를 소환 조사했다.
김 후보자는 2007년 4월 '경남 밀양 영어도시 사업설명회'를 위해 미국 뉴욕에 갔다가 박 전 회장의 부탁을 받은 맨해튼 소재 한인식당 주인 곽씨로부터 수만 달러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곽씨는 검찰 조사에서 "(자신이 아니라) 종업원이 돈을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앞서 박 전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광재 민주당 의원과 동일한 혐의였지만, 곽씨가 직접 돈을 전달하지 않았다는 진술이 나왔다는 점이 달랐다.
검찰은 이후 돈을 전달했다는 한인식당 종업원을 미국서 수배했으나 결국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과정에서 곽씨로부터 돈을 직접 받았다는 이광재 의원 등은 해당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 받았다. 김 후보자의 유죄입증이 힘들다고 판단한 검찰은 결국 지난해 12월 "충분히 조사했지만 범죄사실이 드러나지 않았다"며 무혐의 처분하고 김 후보자에 대한 수사를 종결했다. 이와 관련, 당시 박연차 전 회장의 변호인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박 회장과 곽씨도 검찰조사에서 김태호 후보자 관련 혐의는 결국 부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의 의혹 가운데는 박 전 회장의 진술이 없어 검찰이 수사대상에서 제외한 것도 있다. 박 전 회장이 2004년 6월 경남 진해에 매입한 동방유량 공장 부지의 고도제한 규제가 풀려 15층짜리 아파트를 짓게끔 김 후보자가 도와줬다는 의혹이 대표적이다. 박 전 회장은 2년 후 이 땅을 팔아 100억원대 차익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자는 이런 의혹을 처음 제기한 언론사를 고소하기도 했으나, 나중에 해당 언론사의 사과를 받아들여 고소를 취하했다. 또한 지난해 한 일간지는 박 회장이 경남 일대의 골프장 등에서 당시 김 지사를 여러 차례 만나 달러화 등 금품을 건넸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지난 1월 김 후보자가 3선에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았던 도지사에 불출마할 뜻을 밝혔을 때 박연차 게이트 관련 의혹을 떠올리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김 후보자는 8일 개각발표 직후 이러한 의혹들에 대해 "분명한 것은 대한민국에서 죄가 있으면 숨길 수 없다는 것이다"라며 무고함을 주장했다.
문준모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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