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10일 한일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과거 식민지 지배를 "통절하게 반성하고 진심으로 사죄"하며 조선왕실의궤 등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가져간 문화재를 한국에 인도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총리담화를 발표한다고 교도(共同)통신 등 일본 언론이 9일 보도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는 이날 각료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총리담화를 결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일본의 식민지 지배에 대한 사죄의 뜻을 표명한 1995년 무라야마(村山) 담화처럼 각의를 거친 이번 총리담화도 향후 한일관계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 견해가 된다.
간 총리는 담화에서 "식민지 지배로 많은 손해와 고통을 안긴 데 대해 다시 한번 통절한 반성과 진심으로 사죄의 뜻을 표명한다"면서 "앞으로 100년을 응시하며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힐 예정이다.
간 총리는 또 "사할린 잔류 한국인에 대한 지원과 한반도 출신자의 유골 반환 지원 등 인도적인 협력을 계속 실시"하는 것은 물론 "한반도에서 가져온 도서를 인도하겠다"는 내용을 담화에 명시한다. 인도할 도서에는 최근 수년 동안 한국 정부는 물론 민간단체가 반환을 요구해 온 궁내청 소장 조선왕실의궤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다만, 1965년 한일기본조약으로 문화재를 포함한 청구권 문제가 해결됐다는 원칙을 무너뜨리지 않기 위해 '반환' 대신 굳이 '인도'라는 표현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김범수특파원 bs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