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ㆍ8 개각에 대한 다양한 분석과 관측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김태호 총리 후보자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점이다.
기대의 이유는 우선은 단순해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로 접어드는 중요한 시점에 꺼내 든 40대 총리 카드라면, 나이 기준의 형식적 세대 교체 시범 차원을 뛰어넘어 다른 특별한 의미를 실었으리라는 짐작이다.
그러나 그 '특별한 의미'를 따지고 들면 의외로 복잡하다. 김 후보자 자신은 소장수의 아들로 태어나 아무런 배경 없이 최연소 도지사로 성장해 온 입지전적 경력을 통해 대한민국이 기회의 땅임을 젊은 세대에게 보여 주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나 바닥에서 몸을 일으켜 성공한 사람은 사회 각 분야에 많이 있고, 요즘 시대에 유독 정치 분야에서의 입신을 강조할 이유가 없다. 더욱이 정치분야에는 이미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 대통령이라는 더 큰 성공사례가 있다.
김 후보자를 지렛대로 삼아 현재의 정국 구도, 특히 여당 내 차기 대선 구도를 흔들겠다는 의도를 읽는 시각도 무성하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김 후보자가 총리로서 성공하는 게 전제돼야 하고, 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한 여당 내 예비 주자들의 대응 움직임이 빚을 복잡한 함수관계를 거의 무시하고서야 가능한 발상이다. 김 후보자가 혹시라도 이런 관측에 들떴다가는 그 동안 쌓아 올린 성과만 허물기 십상이다. 사회적으로, 정치적으로 훨씬 명망이 높았지만 총리로서 피할 수 없었던 과정을 밟은 결과 정치적 상처를 입은 정운찬 총리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60대 특임장관'이 젊은 총리에게 지울 부담에 대한 우려도 담담하게 대해야 한다. 어차피 총리의 활동 영역이 대통령의 뜻에 달렸으니, 거물급 특임장관을 붙여준 뜻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면 된다. 여러 차례 선거를 통해 단련된 만큼, 국회 인준청문회에서도 '경륜의 의문'이라면 몰라도 다른 구체적 불합격 사유 때문에 시달릴 가능성이 낮은 것만 해도 김 후보자로서는 다행이다.
지레짐작으로 들뜰 것도, 주눅들 것도 없음을 일깨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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