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라톤이 ‘족패천하’(足覇天下)의 전통을 잇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손기정에 이어 황영조의 올림픽 금메달과 1950년 세계 최고전통의 보스턴 마라톤 1~3위를 싹쓸이한 종목이 한국마라톤이다.
황영조 마라톤 기술위원장겸 국가대표 감독이 이끄는 남녀 대표팀이 일본 홋카이도에 이어 강원 횡계리에서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내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에 대비, 2개월째 하루 40km가 넘는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남자15명, 여자6명 등 총21명의 선수들이 소속팀을 떠나 대표팀에서 합숙훈련을 하는 것은 예전에 볼 수 없었던 장면이다.
황 감독은 “소속팀의 거센 저항이 있었지만 끝까지 밀어붙였다”고 말했다. 황 감독의 ‘실험’은 반 년도 안돼 성과를 나타냈다. 올 상반기까지만 2시간20분대를 기록한 선수가 27명으로 늘어난 것. 황 감독은 “예년보다 7명이 증가했다. 연말까지 35명선으로 늘어날 것이다”라며 “그만큼 허리 층이 두터워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비록 세계 수준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지만 이들 가운데서 메달이 나오는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를 위해 황 감독은 선수들에게 “겁내지 말고 배짱으로 승부하라”고 주문했다.
“합숙훈련으로 선수들의 눈빛이 달라졌다”는 황 감독은 “선수들 사이에서 자기관리를 못하면 대표팀에 뽑히지 못한다”라는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게 가장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예전에는 과거 기록을 바탕으로 국가대표에 발탁됐지만 이제는 기록은 참고용 일뿐 경쟁을 통해 몸 상태를 직접 확인하고 뽑겠다는 것이다.
내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을 책임져야 할 황 감독은 “마라톤은 트랙과 달리 변수가 많다. 홈 그라운드의 이점을 최대한 살려 남녀 단체전 3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