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개발을 위해 열대 우림을 파헤치는 것을 막기 위한 ‘그린 오일 딜(Green Oil Deal)’이 세계 최초로 성사 단계에 이르렀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8일 보도했다.
남미 에콰도르의 북동쪽에 위치한 야수니(Yasuni)국립공원(사진)은 아마존 열대우림의 일부로서 1만㎡당 나무 종(種)이 미국과 캐나다에 있는 나무 종을 합친 것보다 많다. 또 양서류 105종, 조류 500종, 포유류가 200종에 이른다. 영국 전체에 양서류가 6종뿐이니 그 가치를 알 수 있다.
문제는 이 곳에 에콰도르 석유 매장량의 20%가 묻혀 있다는 점이다. 에콰도르 정부는 2007년 석유 개발을 하지 않을 테니, 국제사회가 석유개발 수익의 절반(약 36억달러)을 보상해 달라는 제안을 했다. 개발도상국으로서 앉아서 손해를 볼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인디펜던트는 “지난 주 유엔개발계획(UNDP)과 에콰도르 정부 간에 ‘트러스트 펀드’운용을 위한 독립기구 설치계약이 체결됐다”며 트러스트 펀드가 출범하면 세계 최초의 ‘그린 오일 딜’이 성사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일 스페인 벨기에 등 많은 국가들이 펀드에 지원을 약속했으며, 다음달부터 관련 홈페이지에서 개인과 기업의 기부도 받는다. 만약 에콰도르 정부가 계약을 깨고 석유 개발에 나설 경우, 이자를 포함해 지원금을 모두 돌려줘야 한다.
인디펜던트는 “이번 협상이 콜롬비아, 페루, 필리핀 등 비슷한 고민에 놓인 국가들에게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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