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스트의 백악관 접촉을 엄격히 금해 ‘미스터 노(Mr.No)’란 애칭이 붙은 노먼 아이젠 백악관 윤리담당 특별고문(차르)이 6일(현지시간) 물러났다. 그를 체코주재 대사로 밀어낸 워싱턴의 로비스트들은 “올해 성공한 로비 중 최대”라고 반기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하버드 법과대학원 동기인 아이젠 특별고문은, 윤리담당 차르 임명 이후 백악관 직원의 로비스트 접촉을 엄격히 금지를 내용의 행정명령을 주도했다. 백악관 방문객 공개, 행정부 내 로비스트 채용 금지, 로비스트의 선물수수 금지도 추진했다. 로비단체들에겐 증오의 대상이었지만, 백악관을 이익단체의 로비에서 보호하는 역할을 성실히 수행한다는 평가와 함께 높은 인기를 누렸다.
이런 아이젠을 체코 대사로 사실상 좌천시킨 백악관은 그러나 그의 후임을 따로 임명하지 않아 억측을 낳고 있다. 윤리와 투명성을 강조해온 버락 오바마 정부의 의지가 퇴색한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지난 정부 시절로 회귀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시민단체인 ‘공익 리서치그룹’의 정부윤리 전문가인 리사 길버트는 “백악관이 노먼이란 걸출한 인재를 잃고 있다”며 “백악관의 윤리팀 조직개편이 윤리강화 노력을 약화하는 게 아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후임 윤리담당 차르를 임명하지 않는 대신, 로버트 바우워 백악관 자문관이 총괄하도록 할 방침이다. 또 윤리팀 실무는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 시절 인수위에서 근무했던 스티븐 크롤리 미시간 법과대학원 교수에게 맡기기로 했다. 사실상 이전과 달리 실무팀만 운용하겠다는 뜻이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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